전 CIA 국장 "러 핵무기 사용시 미국이 러군 격파할 것"
사견 전제…크림반도 병력·흑해 선박 일제타격 전망
"너무 끔찍해 대응 불가피…'핵맞불' 확전 가능성은 희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 나서서 러시아군을 격파할 수 있다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예상이 나왔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쓸 경우 어떻게 될지 질문을 받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의견을 나누지 않았고 가설일 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장과 크림반도에서 식별할 수 있는 모든 러시아 재래 병력과 흑해에 있는 모든 선박을 제거하는 나토 등의 집단적인 노력을 이끌어내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BC 방송 진행자가 핵무기 사용시 유출된 방사선이 나토 동맹국에 닿으면 사실상 나토에 대한 공격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다른 측면으로는 너무 끔찍하기에 대응을 해야만 하는 일, 대응 없이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핵에는 핵' 방식으로 확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용납할 수 없는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관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상전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커지고 있다.
서방 관료와 분석가들처럼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박을 받으면서 필사적인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그가 직면한 전장의 현실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며 "얼마나 난장판으로 동원령을 내리든, 얼마나 합병을 선언하든, 심지어 은근히 핵 위협을 암시하든 이 상황에서 그를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 방송과 인터뷰한 미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푸틴 대통령이 핵 시위에 나서기 전 나토의 물자 배급 지점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이 무기 지원 등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끼어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는 "그가 폴란드 공항이나 폴란드 접경지 기차역을 공격하고, 전투가 아니라 배급을 돕기 위해 배치된 나토 병력이 죽거나 다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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