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텍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통해 매출 2천200억원 목표"
세종공장 가보니 의약품 원료 생산 한창…"내년 모듈 4 준공"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항상 초과 성장하는 사업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입니다. 수주 현황에 따라 공장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텍은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세종 공장에 '모듈 3' 공장을 증설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모듈 3 증설에 투자한 금액은 약 560억원.
SK바이오텍은 이곳에서 만드는 당뇨병과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등의 원료 의약품을 통해 지난해 1천500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을 2천2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자는 이처럼 생산이 한창인 SK바이오텍 세종 공장을 지난달 29일 방문했다.
먼저 둘러본 곳은 원료 보관소인 '웨어하우스'로, 고객사에서 원료가 들어오면 샘플을 채취해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여러 원료가 대형 마트처럼 원통형 용기에 담겨 보관돼 있었다.
용기가 올려져 있는 빨간색 덱(deck)에는 커다란 바코드를 부착해 어떤 원료가 얼마만큼 저장돼 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원료 가운데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원료는 3층의 냉동·냉장 보관소(2∼8℃)에 따로 저장한다.
이렇게 온도에 맞게 보관돼 있던 원료는 분석을 거쳐 품질에 문제가 없으면 의약품으로 제조되기 위해 공장으로 옮겨진다.
원료의 의약품 '변신' 현장을 보기 위해 웨어하우스에서 '모듈 1' 공장으로 향했다.
당초 모듈 3을 가려 했지만, 바로 옆에서 '모듈 4'의 증설 준비가 한창이어서 모듈 3과 거의 동일하게 설계된 모듈 1을 대신 찾았다.
모듈 1 공장은 위생 관리를 위해 무진복과 무진화, 무진모를 두 겹씩 껴입고, 외부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공기 차단 시스템(에어락)을 여러 차례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러한 '험난한 과정'을 거쳐 4층으로 올라가니 거대한 은색 가마솥처럼 생긴 회분식 반응기(Batch Reactor) 11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구영 SK바이오텍 책임매니저는 4층에는 이 가마솥의 '뚜껑' 부분이 있는 것이라며 설비는 1층까지 쭉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회분식 반응기는 '저온 연속 반응 시스템'에 따라 작동한다.
4층에서 뚜껑을 열고 반응기에 고체·액체·기체 형태의 원료를 투입하면 원료는 배관을 타고 1층까지 내려오면서 여러 화학 반응을 거친다.
그렇게 1층에 내려온 원료는 고체와 액체가 공존하는 슬러리(slurry) 형태를 띠는데, 작업자들은 이 원료를 건조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에 맞춰 포장을 진행한다.
정 책임매니저는 이러한 연속 공정을 이용하면 원료 의약품을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1천kg의 제품을 만들려면 100kg씩 끊어서 10번 작업해야 하지만, 연속 공정을 활용하면 중단없이 의약품을 계속 만들 수 있다.
SK바이오텍은 이러한 연속 공정과 촉매 개발 등 기술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중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CGT)의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SK바이오텍은 올해 1월 미국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회사인 CBM의 2대 주주가 됐다. 다만 이 치료제 생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구상 중이다.
황근주 SK바이오텍 대표는 "SK바이오텍은 차별화된 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아 지속 성장해 왔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모듈 4를 준공해 생산 역량을 400㎥로 확대하고, 글로벌 대표 CDMO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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