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산성화, 다른 바다보다 4배 빨라…기후변화 영향"
"바닷물의 화학적 변화로 생태계에 악영향 우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기후변화 때문에 북극해에서 다른 해양보다 3∼4배나 빠르게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지메이(集美)대학 극지해양연구소와 미국 델라웨어대학의 해양과학정책연구소 등 소속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이 1994∼2020년 측정된 통계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연간 약 2ppm씩 증가하며, 해양 산성화 속도도 이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북극해의 산성화 속도는 다른 해양과 비교해 눈에 띄게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권 해빙(海氷)이 녹아내리며 해수 면적이 늘어나자 더 많은 양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해양으로 흡수되며 산성화 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북극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웨이준 차이 델라웨어대 교수는 "북극해의 산성화 속도가 다른 곳의 무려 3∼4배에 이른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해빙 융해는 북극 지역이 유독 급속하게 달궈지는 이른바 '북극 증폭' 현상을 불러오는데, 북극 증폭 또한 해양 산성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지난달 발표된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실제로 지난 43년간 북극 지역 기온 상승률은 지구 평균과 비교해 약 4배 더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북극 서부의 해빙이 녹아 없어지면서 바다의 산성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탄산 이온은 산호의 골격을 형성하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인데,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면 탄산 이온이 줄어들며 산호초 성장이 저해된다고 한다.
차이 교수는 "바닷물의 화학적 변화는 해양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생물학계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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