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8월 생산 0.3%↓, 두 달째 감소…소비·투자 반등(종합)
제조업 1.6%↓·공공행정 9.3%↓…소비 4.3%↑, 2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
통계청 "내수·서비스업 호조지만 수출·제조업 부진해 경기 회복 주춤"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김다혜 기자 = 반도체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8월 산업생산이 두 달째 감소했다.
다만 소비와 투자는 전월의 부진을 끊고 증가로 전환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4(2015년=100)로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5월(0.7%)과 6월(0.8%) 증가했으나 7월(-0.3%) 감소로 돌아섰고 8월까지 두 달 연속 줄었다.
제조업 생산(-1.6%)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1.8%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 감소 폭이 컸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4.2% 줄어 7월(-3.5%)에 이어 두 달째 뒷걸음쳤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도 1.7% 줄었는데, 반도체 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감소한 것은 2018년 1월(-1.7%)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중국 봉쇄 조치 여파 등으로 수출이 정체하고 있고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정보기술(IT) 수요도 줄어 출하가 좋지 않고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이 감소하는 양상"이라며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학제품(-5.0%)과 전기장비(-4.4%) 등의 생산도 전월보다 줄었다.
공공행정 생산이 9.3% 줄어든 것도 8월 산업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입과 접종으로 공공행정 생산이 꾸준히 늘었으나 8월에는 백신 구입 지출이 줄면서 공공행정 생산도 감소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어 심의관은 "공공행정 감소 기여도가 상당히 컸는데, 비경기적 영향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라 이를 제외하면 전체 생산은 증가 전환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생산(1.5%)은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에는 도소매(3.7%), 금융·보험(3.1%), 교육(2.3%)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2.9(2015년=100)로 4.3% 증가했다. 2020년 5월(4.6%)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소비는 3월(-0.7%), 4월(-0.3%), 5월(-0.1%), 6월(-1.0%), 7월(-0.4%)의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끊고 8월 반년 만에 반등했다. 이른 추석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4.2% 늘었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5.2%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2.2% 늘었다.
투자도 증가로 돌아섰다. 7월 3.5%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8월 8.8% 늘었고, 7월 2.9% 줄었던 건설기성도 8월 5.0%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3으로 전월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다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2p 하락했다. 선행지표에는 금융시장 관련 지표가 다수 포함돼있는데 최근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와 서비스업 생산이 호조를 보였지만 수출과 제조업 생산이 다소 부진해 지난달에 이어 경기 회복이나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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