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 中선전서 코로나 봉쇄에 시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기술 허브'인 광둥성 선전시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달아 열렸으며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고 홍콩 명보와 AFP 통신이 28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위챗 등에는 26일부터 사웨이 등 선전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단체로 코로나19 봉쇄에 격렬히 항의하며 시위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서 주민들은 "봉쇄를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 "경찰이 사람을 때렸다"라고 외쳤다. 일부는 확성기를 들고나와 자신들을 막아선 경찰과 방역 요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경찰에게 물병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명보는 시위대의 규모가 수천명이었으며 이에 대응해 경찰 수백명이 출동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이 시위대를 설득하는 가운데 경찰이 일부 시위 주민을 체포하면서 시위대는 해산했다.
27일 인구 1천800만명의 선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10명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푸톈구 등 최소 3개 구 내 14개 지역이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봉쇄됐고, 다른 15개 지역은 중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주민들은 주거 단지 내에서만 이동이 허용됐다.
또 사웨이의 지하철역도 26일 밤 10시를 기해 폐쇄됐다.
지금까지 6차례 봉쇄를 경험했던 사웨이 등의 주민은 "정말 참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선전에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가인 화창베이 상인들이 봉쇄에 항의하는 영상도 올라왔다.
화창베이는 4만여개 점포에 종사자가 22만여명에 달하고, 연간 거래액이 2천억 위안(약 39조원)에 이르는 중국 최대 전자제품 시장이다.
앞서 올해 세 차례 상가 폐쇄가 단행된 데 이어 지난 23일 또다시 상가가 폐쇄되자 화창베이 상인들이 들고일어났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중국인들의 불만이 공권력에 대한 항의와 시위로 잇달아 표출되고 있다.
단체 행동이나 시위가 매우 드문 중국이지만, 고강도 일상 통제에 최근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남부 관광지 하이난의 산야가 갑자기 봉쇄되면서 8만명의 관광객이 졸지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자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펼친 바 있다.
4∼5월 두 달간 봉쇄됐던 상하이에서는 주민들이 한밤중에 동시다발로 냄비를 두드리는 항의 시위를 펼쳤고, 베이징대 학생들도 엄격한 코로나 통제에 집단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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