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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불안 틈에 12년 야당의 약진…"노동당의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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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불안 틈에 12년 야당의 약진…"노동당의 때가 왔다"
국영 신재생에너지 업체 설립 공약…지지율 노동당 45%, 보수당 28%
노동당 전당대회 스타머 대표 연설…보수당 경제정책 맹비난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경제가 불안정한 틈에 제1야당인 노동당이 크게 약진하며 12년 만에 권력을 잡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리버풀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노동당 정부야말로 혼란을 끝내고 더 공정하고, 친환경적이고, 역동적인 사회를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대표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당선돼 정권을 되찾은 1997년 등과 같이 이제 노동당의 때가 왔으며, 자신이 이끄는 노동당은 다시 나라를 이끌기 적합한 정당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가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집권 보수당이 경제를 망쳐놓은 것을 잊지 말고, 용서하지 말라고 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정부가 경제를 통제하지 못하고 파운드화 가치 추락, 고금리, 고물가, 국가채무 증가 등이 나타났는데 이는 소득 상위 1%의 세금 인하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타머 대표는 집권시 국영 신재생에너지 업체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Great British Energy)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2030년까지 화석연료 없이 100% 전기생산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국영 에너지 업체는 프랑스 EDF 등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그는 영국 서부 웨일스 지역 풍력발전소는 스웨덴이 소유하고 원전 산업에는 중국 공산당이 지분을 갖고 있는 점을 짚었다.

스타머 대표는 2019년 말 총선에서 노동당이 대패한 뒤 대표 자리에 올랐다.
당시 제러미 코빈이 이끌던 노동당은 전통 텃밭인 잉글랜드 북부를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이끌던 보수당에 모두 빼앗기고 충격에 빠졌다.
앞서 노동당은 2010년 총선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에 패배하며 정권을 내줬다.
변호사와 검찰총장 출신인 스타머 대표는 개인기가 뛰어난 존슨 전 총리와 의회에서 맞붙을 때마다 재미가 없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곤 했고 노동당도 지리멸렬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중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열었다는 '파티게이트'로 신뢰를 잃으면서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전세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이달 23∼25일에 1천730명을 대상으로 한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노동당 지지율은 45%로 보수당(28%)을 크게 앞선다.
스타머 대표의 이번 전당대회 연설이 이례적으로 방송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가 작동하도록 할 것이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중도 성향의 발언을 내놨다.
또, 여왕 서거 직후라는 점을 고려해서인지 공화주의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가 '하느님 국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King)도 불렀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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