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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미주개발은행 첫 미국인 총재, 불명예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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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 미주개발은행 첫 미국인 총재, 불명예 해임
'부하 직원과 친밀한 관계' 문제 불거져…총재 "사실무근, 법적 대응"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60여 년 역사의 미주개발은행(IDB)에서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장에 올랐던 모리시오 클래버-커론 총재(5대)가 불명예 해임됐다.
IDB는 26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에서 "IDB는 이사회 만장일치의 총재 해임 권고안에 따라 이날부로 커론 총재직 효력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며 "규정에 따라 레이나 이렌 메히아 샤콘 부총재가 새 총재 선출 전까지 총재 직무대행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10월부터 임기(5년)를 시작한 클래버-커론 전 총재는 이로써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클래버-커론 전 총재는 앞서 고위 직원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는 윤리 문제가 불거졌다. AP통신은 과거 백악관에서 함께 근무하기도 했던 해당 직원에게 총재가 40%의 급여를 인상해 주기도 했다고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한 내부 조사 과정에서 그는 다른 직원에게 보복을 암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고, 지난 22일 IDB 이사 14명은 총재 윤리적 문제에 대한 보고 내용을 토대로 해임 권고안을 의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좌관으로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중남미 문제를 담당했던 클래버-커론 전 총재는 쿠바계 미국인으로, 선출 당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인물이다.
그간 IDB 수장은 중남미 출신이 맡는 게 관례처럼 자리 잡았는데, 미국이 클래버-커론을 총재 후보로 지명한 뒤 선거에서 그가 실제 첫 미국인 총재로 당선되면서 '중남미 총재-미국 부총재' 불문율이 깨졌다.
현지에서는 그가 아르헨티나·브라질 영향력이 컸던 IDB 내 위계질서를 깨트리면서 미국의 입김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직을 수행하면서는 중국과 다소 거리를 두며 대만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데 애썼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AFP통신은 클래버-커론 전 총재가 자신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조사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만큼 해임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1959년 설립된 IDB는 중남미 지역 개발과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금융기구로, 미국 워싱턴DC를 거점으로 두고 있다. 멕시코·아르헨티나·브라질 등 26개 역내국(차입국)과 한국·미국·중국·독일 등 22개 역외국(비차입국) 등 총 48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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