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침체 우려에 3분기 상장사 영업익 전망치 석달새 13%↓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작년 동기 대비 18% 감소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의 고삐를 조이고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면서 국내 주요 상장사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18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지난 23일 현재 51조9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분기 실적(57조2천353억원)보다 10.7% 낮은 수준이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58조8천55억원)보다 13.1%, 1개월 전(52조6천278억원)과 비교해도 3% 감소해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석 달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진 기업은 136곳(62.4%)에 달했다.
기업별로 국내 시가총액 1위 상장사인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18.7% 감소한 12조8천550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16조8천701억원)보다 23.8%나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정보기술(IT) 수요 부진 영향에 증권사들은 최근 잇달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췄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5월 고점 대비 2개월 만에 50% 급감했다"며 "이는 과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2배 이상 빠른 감소 속도"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00066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5천968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45.3% 급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는 수요 둔화 및 비용 증가 여파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70억원에서 36억원으로 석 달 새 87.4%나 줄었다.
증시 부진 여파에 한국금융지주[071050](20.2%↓), 미래에셋증권[006800](18.8%↓), 삼성증권[016360](10.3%↓), NH투자증권[005940](7.3%↓) 등 증권업계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위메이드[112040](88.0%↓), 펄어비스[263750](85.2%↓), 넷마블[251270](64.4%↓) 등 게임 업체들도 시장의 기대치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연료비 부담에 3개월 전(-5조622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6조7천843억원의 영업 손실이 전망됐다.
반면 실적 눈높이가 하향되는 추세에도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 회복 전망에 3개월 전보다 영업이익 추정치가 89.3% 늘었고, 넥센타이어(89.0%↑), 에코프로비엠(64.1%↑), 파라다이스(58.7%↑) 등도 실적 전망이 상향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는 등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익 전망도 빠르게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여파에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를 돌파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인상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은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등 고금리 상황은 수요 부진 속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변동성이 크지 않았던 기업 이익 추정치는 이번 주 들어 하향 조정 속도가 증가했다"며 "삼성전자와 IT 업종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전체 기업 이익 하향 조정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대외 수요가 둔화하는 구간에서 이익을 얻기 어렵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내수도 불안정하다"며 "특히 반도체 업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주력 제품 단가가 대폭 낮아지고 무역수지 적자도 지속(심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alrea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