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붙잡힌 英포로들에 큰힘 돼준 첼시 전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석방 주선, 비행기 함께 타고 출국…"가족과 전화하라" 휴대폰 선물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러시아 재벌이자 첼시 전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55)가 러시아에 포로로 붙잡힌 영국인들의 석방을 주선하고 출국에 동행하기까지 했다고 더선, 가디언 등 영국 언론매체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 정부에 의해 재산 동결 등 제재를 받았던 아브라모비치는 존 하딩, 에이든 애슬린 등 러시아 당국에 의해 수감돼 있던 영국인 5명이 석방되도록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석방된 영국인 포로들이 안전하게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할 수 있도록 비행편을 마련해 줬고 이들이 가족들과 통화할 수 있도록 아이폰을 선물하기까지 했다.
영국인 일행 가운데 웨스트햄 팬인 숀 피너가 같은 비행기를 탄 아브라모비치에게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닮았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그는 "그건 내가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이죠"라고 대답했다고 하딩이 더선에 전했다.
하딩은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아브라모비치의 비서에게 그가 자신들이 석방되는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들었다면서 "그는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고 여기에는 어떤 감사로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정권과 유착한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 지목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나름대로 전쟁이 격화하는 것을 막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펼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4월에는 튀르키예(터키)에서 이뤄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 막후 역할을 했고 6월 러시아군의 포위로 곤경을 겪던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주민들이 피난할 수 있도록 '인도적 통로'를 개설하기 위한 협상에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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