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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동원령 내린 푸틴…제일 위험한 상태"
NYT, 푸틴 동원령에 "코너 몰려 초강수" 해석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친구들과 막대기로 쥐를 쫓곤 했는데 한번은 큰 쥐를 발견하고 복도를 따라 코너 끝으로 몰았다. 쥐가 이제 도망갈 데가 없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날 공격했다. 이제 쥐가 나를 쫓고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힘의 정치'를 설명할 때 어릴 때 쥐로부터 얻은 인생 교훈이라며 종종 언급했다는 일화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그간 검토를 부인하던 군 동원령을 갑자기 발동한 것을 두고 "코너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제일 위험하다"며 이 '교훈'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군 동원령은 7개월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근 불리해졌다고 깨달은 푸틴 대통령이 반격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자국민 징집이라는 초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들어 북동부 하르키우주를 탈환하는 등 동부 전선에서 반격에 성공하면서 러시아군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다.
러시아가 군 병력을 보충하려고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을 투입하고 심지어는 교도소에서 죄수까지 모집한다는 보도도 여러차례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동원령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예비역을 다시 훈련시키고 조직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릴뿐더러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한테까지 손을 뻗을만큼 군사보급이 약화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장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효과가 있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CNN은 군 동원령은 푸틴 대통령이 주도권을 확보하고 정치적 입지를 바로잡으려는 시도 일환이라고 봤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발표에서 '확전'이 아닌 '보호'라는 목표로 포장하고 서방 위협을 부각한 것은 군 동원령의 정당성을 피력할뿐만 아니라 러시아 애국주의 여론을 고취하려는 심리로도 풀이된다.
또 러시아 민족주의자와 친러 군사 블로거들이 그동안 촉구해온 국가동원령을 일정부분 수용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뉴헤이븐대의 매슈 슈미트 국가안보·정치과학 부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내를 주 청중으로 삼는다며 러시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러시아 대중의 사기를 북돋으려고 노력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군 동원령은 군사적 결정이 아니라 자신이 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화두를 통제하려는 시도"라고 봤다.
슈미트 부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더 큰 러시아가 공격받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 점을 (러시아 국민에) 납득시키는 데 어려운 상황이고 이는 그의 리더십에 많은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자국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급하게 추진한 상황과도 맞물린다.
슈미트 부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 본토로 나쁜 소식이 흘러들어간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중의 사기는 곧 군대의 사기"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머릿속'이라는 책을 쓴 프랑스 작가 미셸 엘트샤니노프는 "과거 러시아는 나폴레옹과 히틀러에 저항하는 방어전에서 승리했다"며 "심리적 관점에서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한 가장 중요한 일은 이것(우크라이나전) 역시 방어전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엘트샤니노프는 "한때 침공 전쟁이었지만 이젠 서방의 분열 시도에 맞서 러시아라는 세계가 방어하는 개념(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엄포'가 아니라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현실화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작지 않은 외교적 효과를 낳으리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슈미트 부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면 나토가 개입하게 되고 러시아군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현실화할 위험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실비 베르만 전 주러시아 프랑스 대사는 "핵위협은 엄포라고 생각되지만 일부는 이를 매우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겁먹게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과 관련한 분열을 부각할 수단은 된다"고 분석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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