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말바꿔 '軍동원령'…"러 지키려 모든 수단 동원"(종합2보)
우크라 장기전 속 2차대전 이후 첫 동원령 전격 발동
"예비군 30만명 배치 가능"…러 점령지 합병투표 의지도 재천명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장기전을 이어가는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군 동원령을 전격 발동했다.
러시아는 그러면서 서방이 러시아에 '핵 협박'(nuclear blackmail)을 가한다고 주장하며 유사시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 동원령을 전격 발표하고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이미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동원령이 전면적이 아닌 부분적 동원령임을 강조하면서 "현재 예비역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소집될 것이며, 우선 군에 근무했고 특정 전공과 상응하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건 소련 시절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부분 동원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예비군 30만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렘린궁 사이트에 게시된 부분 동원령에 따르면 동원된 러시아 국민은 계약제 군인의 신분과 급여를 제공받는다.
계약 기간은 군역 상한 연령에 도달한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군역 불가 판정을 받은 경우,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을 제외하면 동원령 종료까지 유효하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서방에 대해 "공격적인 반러시아 정책으로 모든 선을 넘었다"고 날을 세우며 서방이 러시아에 핵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 주요국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언한다는 사실도 지적하며 "그러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러시아도 다양한 파괴 수단을 갖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통합성이 위협받으면 우리는 분명히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이는 엄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러시아 통제 아래 있는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는 걸 용납함으로써 서방이 '핵 재앙'(nuclear catastrophe)을 무릅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 또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와 남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지역 등의 친러 임시 행정부가 이달 23~27일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러시아는 돈바스와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주민들이 내릴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은 전날 개막한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일제히 주민투표를 추진한다며 일제히 규탄했다.
푸틴 대통령은 2월 우크라 침공 이후에도 전쟁이라는 용어 대신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주장해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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