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물질 도입' 신라젠, 거래재개 기대 '모락모락'
스위스 제약사 항암제 도입으로 '단일 파이프라인' 한계 해소 기대
2020년 5월 거래 정지 후 한때 상장폐지 위기 겪다가 개선기간 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조현영 기자 = 신라젠[215600]이 외부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면서 최대 약점인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났다.
특히 수익 다변화를 위한 파이프라인 확대는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요구했던 과제로 알려져 주식 거래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신라젠은 20일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Basilea)로부터 항암제 일종인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한 것과 관련, "이번 신물질 도입으로 거래소가 내준 과제는 모두 완료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같은 해인 2020년 11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으나 개선기간이 끝난 뒤 지난 1월 기심위에서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신라젠으로선 다행히도 2월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재차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상장 폐지를 모면하고 시간을 벌었다.
당시 거래소는 신라젠에 ▲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 외부기관 통해 회사와 이해 관계없는 사외이사·감사위원 영입 ▲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가 중요하게 언급된 데에는 신라젠이 '펙사벡'이라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에만 의존하는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다. 펙사벡은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로, 2019년 미국에서 진행하던 간암 임상 3상이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실패한 바 있다. 회사는 간암 외에 다른 암에 대한 임상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거래소의 지적에 따라 신라젠은 투명경영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설치하고 외부에서 임상 총괄 책임자를 영입하는 등 개선 계획을 이행했다. 하반기에는 랩지노믹스[084650] 대표 출신의 김재경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으며, 이번 계약으로 파이프라인 확충 과제도 완수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R&D 부분에서 인력 충원과 신규 파이프라인 확충이라는 두 개의 과제를 요구받았는데 이날 계약으로 모두 완료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이 거래소가 요구한 과제를 이행하는 등 거래 재개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주주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6만5천483명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66.1%를 보유하고 있다.
한 신라젠 소액주주는 "2년 넘는 시간 장기간 거래정지로 신라젠 주주들이 너무나 많은 재산권 침해를 받았다"며 "이제는 끝이 보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은 이달 8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모두 제출했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 20영업일 안에 코스닥 시장위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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