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유족, 웜비어 부모 만나…"北 인권침해 공동 대응"
하태경 의원 SNS서 공개…"북한 자산 조사·압류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 유족이 미국에서 17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를 만났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대준 씨의 형인 이래진 씨와 함께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웜비어 부모의 집을 방문한 사진을 올리고 "북한 인권 피해자 구제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씨와 하 의원은 오토 웜비어의 묘소를 찾아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웜비어 부모 자택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눴다.
하 의원은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씨는 아들과 이대준 씨를 함께 기억하자고 제의하며 서로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웜비어 부모와 사법 절차를 활용해 북한에 인권침해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세계에 있는 북한 자산을 파악하기 위해 공동 조사에 나서고, 북한 인권침해 피해자와 함께 북한 자산 압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웜비어 부모가 참석하는 국제 콘퍼런스를 열기로 했다고 하 의원은 덧붙였다.
하 의원은 "오토 웜비어 부모는 북한 당국에 소송을 제기해 5억 달러에 달하는 배상 판결을 받아냈고, 북한의 동결자금 2천379만 달러를 찾아내 일부를 환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동생 이대준 씨 피살 사건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에 책임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13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이달 초 "동생 사고 직후부터 웜비어 가족과는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조언을 받아왔고, 얼마 전 감사하게도 자택에 초청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 여행을 갔다가 2016년 1월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7개월간 억류됐다.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으나, 귀환 엿새 만에 숨을 거뒀다.
이씨는 전날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 앞에서 국민의힘 하태경·홍석준·황보승희·지성호 의원, 사단법인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측에 조문단 파견과 진상 조사, 유가족 현장 방문 허용 등을 요청했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북한대표부에 직접 전달하려고 했으나, 북한대표부 측이 거부해 우체통에 서한을 넣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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