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저항군 "탈레반 체제 종식 위해 뭉쳐야…정치해법 필요"
'국부' 아들 마수드 "탈레반,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에 반기를 들고 싸우는 저항군의 리더가 탈레반 체제 종식을 위해 뭉치자고 재외 자국민 공동체에 호소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의 지도자 아흐마드 마수드는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레반 지배를 끝낼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수드는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올 때가 됐다"며 이를 위해 아프간 디아스포라(국외 체류 공동체)가 통합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분열되면 탈레반은 계속된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쟁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 끝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천천히 대화를 확장하고 아프간의 미래 로드맵이 있는 지점까지 도달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새로운 장(章)의 맨 첫 단계에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 개최를 위해 아프간 재외 단체 30여 곳이 힘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반탈레반 시위도 열렸다.
마수드는 최근 결성된 여러 단체는 아프간 내의 상황을 못마땅해하고 있다며 "이제는 차이를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후 여성 인권이 후퇴했고 아프간은 테러리스트 조직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NRF는 작년 9월 판지시르의 주도(州都)가 탈레반에 장악된 후 산과 계곡 등으로 숨어 들어가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탈레반과 자주 충돌하는 등 저항 활동을 확대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NRF는 지난 6월에는 탈레반의 헬리콥터를 격추하고 노획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달엔 탈레반이 판지시르 전투에서 NRF 대원 40여명을 사살하고 1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하자 탈레반의 피해도 매우 크다고 반박했다.
마수드는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던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이다.
아흐마드 샤 마수드는 1970∼90년대 소련과 탈레반에 맞서 투쟁한 인물로 반탈레반 전선에서는 영웅으로 여겨진다.
그는 입구가 깊고 좁은 협곡으로 된 판지시르 지역의 지형을 이용해 끈질기게 투쟁했다. 북부동맹 등을 규합해 그런 저항을 이끈 아흐마드 샤 마수드에게는 '판지시르의 사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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