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웨스트버지니아주, 대법원판결 후 두번째로 낙태금지법 입법
인디애나주 이어 사실상 낙태 전면 금지법 제정해 시행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보수 성향의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인디애나에 이어 두 번째로 낙태 금지법 시행에 들어갔다.
16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이날 강간 등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해 공포했다.
법안은 강간 및 근친상간 성인 피해자의 경우 임신 8주 이내, 아동은 14주이내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피해자들은 시술 48시간 이전 사법 당국에 낙태를 신고해야 한다.
법안은 또 낙태는 오직 병원에서 의사에 한해 시술되도록 규정했다. 1976년부터 낙태를 시술해 온 여성 건강 센터는 권한을 잃게 된다.
저스티스 주지사는 트위터에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며 "애초부터 주의회가 법을 통과시킨다면 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적었다.
공화당이 우위를 점한 웨스트버지니아 주의회는 지난 13일 해당 법을 가결했다.
이는 지난 6월에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뒤 주 차원에서 입법돼 시행되는 두 번째 낙태금지법이다.
역시 보수 성향이 강한 인디애나주는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낙태금지법을 법제화해 시행에 들어갔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와 별도로 지난 13일 임신 15주 이후 미국의 50개 전체 주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연방 법안을 발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미국에서 낙태 문제는 찬반양론이 갈리는 대표적 의제지만, 지난 6월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낙태를 헌법적 권한으로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내린 후 이에 대한 여론의 역풍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