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한달새 2배로…국산 김치가격 오르고 중국산 수입 늘어
작황부진에 농산물 가격 급등…이달까진 배추 가격 비쌀 듯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이영섭 기자 = 올해 여름 폭염과 폭우가 겹친데다 최근 태풍까지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재룟값이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치솟자 식품업체들은 생산비 부담을 호소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포장김치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리기로 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10㎏에 3만4천240원으로 1년 전의 1만4천792원 대비 2.3배로 올랐고, 한 달 전의 1만7천875원과 비교해도 2배 수준이다.
정부는 추석 전 3주간 배추 총 1만t을 시장에 공급했지만 가격 상승세를 잡지는 못했다.
실제 배추 가격은 추석 이후에 더 오른 상황이다.
가락시장 도매가격을 보면 이달 상순에는 포기당 7천9원이었지만 11∼15일에는 8천748원 정도로 24.8% 상승했다.
이는 최근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배추 생육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수확되는 배추는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여름 배추로 강우 등 기상 여건이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잦은 강우가 배추 생육에 불리한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어 "기상 악화로 작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추석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비한 조기 수확 등으로 추석 이후 공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치에 들어가는 다른 농산물 역시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크게 올랐다.
무는 14일 기준 20㎏에 2만7천580원으로 1년 전 1만1천20원의 2.5배가 됐고, 양파는 15㎏에 2만2천760원으로 1년 전(1만4천415원)의 1.6배가 됐다.
이에 더해 에너지와 물류비 등이 상승하면서 식품업체의 생산비 부담이 가중됐다.
원가 압박이 커지자 식품업체는 지난 2∼3월 포장김치 가격을 5∼7% 상향 조정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대상은 내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린다.
CJ제일제당[097950]은 전날부터 '비비고' 김치 가격을 채널별로 평균 11.0% 수준의 순차적 인상에 나섰다.
농협중앙회 역시 재료 가격 상승과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농협김치'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김치 재료 수급이 불안정해진데다 소비자들의 포기김치 구매가 증가하면서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지난달부터 김치 제품이 품절됐다.
이처럼 김치 재룟값이 크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 수입은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1억986만2천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천609만9천달러보다 27.6% 증가했다.
특히 8월 김치 수입액은 1천337만6천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41.1% 급증했다.
배추 가격 상승세는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시작되는 이달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산 김치 수입도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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