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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④천정부지 환율에 기업들 '초비상'…수익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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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④천정부지 환율에 기업들 '초비상'…수익성 빨간불
'코로나 벗어나나 싶더니' 유류비 부담·해외여행 위축 항공업계 '2중고'
배터리·유화업계 외화부채 부담…원자재 수입 많은 철강업계도 울상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처음 1,400원을 넘어서며 국내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여파에 따라 2009년 3월 31일 이후 처음 1,400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환율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국내 기업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
업종별로 향후 밀어닥칠 여파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경제단체들도 분석팀을 풀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수출 기업에는 고환율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지만, 원자재를 비싼 가격에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 대한항공, 환율 100원 오르면 3천500억원 손실…여행심리 위축도 우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이제 막 벗어나 국제선 운항을 늘리고 있는 항공사들은 고환율의 충격에 다시금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뿐 아니라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사들은 환율이 높으면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환율로 비용 지출이 늘어날 뿐 아니라 재무 구조도 취약해진다.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환율 10원 변동 시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1,300원이었던 환율이 1,400원으로 오르면 장부상 3천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환율이 10원 오르면 284억원의 외화환산 손실이 발생한다.
이미 고환율 여파로 2분기 항공사의 외화환산손익은 손실로 전환됐다.
더 큰 문제는 고환율이 해외여행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높은 환율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들면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환율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원화 고정금리 차입 확대를 추진하고, 원화와 엔화 등으로의 차입 통화를 다변화해 달러화 차입금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 달러 빚 많은 배터리·석유화학 업계 부담…해외투자도 부담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달러 빚이 많은 국내 배터리·석유화학 업계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영업이익 측면에서 매출 상승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외화 부채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영업 외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와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수요 증가와 친환경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대규모 해외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외화부채도 급증한 상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달러 표시 외화 부채는 지난해 말 3조4천11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2천493억원으로 24.5% 급증했다. 또 환율이 10% 상승할 때 1천638억원의 세전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환 헤지를 통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고 있어 재무 건전성에 별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배터리 업계는 대규모 신규 투자를 앞두고 있어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외국에 체류 중인 국내 기업 주재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원화 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경우 사실상 소득이 줄어든 반면 달러 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주재원들은 소득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들마다 주재원의 기본급이나 활동비를 주는 방식이 서로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며 "다만 환율 변동에 따라 지급 방식을 바꾸기도 어려워 본사 입장에선 뾰족한 수도 없다"고 말했다.

◇ 원재료 수입 비중 큰 철강업계 등 부담 가중…중소기업 경영난 우려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를 수입하고 있는 철강업계도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철강 회사는 수출을 통해 환율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가 위축되면서 환율 인상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005490], 동국제강[001230]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자재를 해외에서 사들여 와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업체 역시 고환율 여파에 경영난마저 우려하고 있다.
원자재 구매 비용은 오르지만, 상승분을 납품 단가에 즉각 반영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이럴 경우 원자재 비용 부담을 중소기업이 그대로 떠안게 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34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공급망에 얽혀있는 기업들 입장에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황이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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