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올해 중국 성장률 3.5% 예상"…일각선 "3%도 어렵다"
제로 코로나·부동산 위기·재해·수요 부진 등이 원인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블룸버그 통신은 자사가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한 투자은행(IB) 등의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이 3.5%로 집계됐다며 이 경우 40여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고 15일 보도했다.
일부 주요 투자은행은 3%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바클레이의 창 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 위축과 코로나19 봉쇄 강화, 대외 수요 둔화를 이유로 중국 성장률을 기존 3.1%에서 2.6%로 내렸다.
블룸버그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기침체, 주택 시장 붕괴, 가뭄 등 자연재해, 수요 부진이 중국의 성장률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중국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중국 당국의 전망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해서 나왔고, 중국 고위 관리들도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꼽았다.
특히 다음 달 16일 개막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여러 도시에 대한 부분·전면 봉쇄와 전국적인 수시 코로나 검사 등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는 소비 부진과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당 대회 이후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나, 노무라 홀딩스와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적어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릴 내년 3월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시장 위기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요 변수다.
애초 중국 당국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보유한 위험 부채를 줄일 목적으로 2020년부터 규제의 고삐를 죄었으나,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파산 위기를 시작으로 건설업체의 채무불이행과 건설 중단, 수분양자들의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와 집단 시위로 이어졌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위기는 금융 위기로 전이될 위험도 안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 7월 중국의 주택 판매액은 9천억위안(약 180조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아파트 등의 개발사업 중단은 콘크리트와 철강 등 건설 자재 수요를 줄여 제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 7월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4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8월 말 현재 철강 재고는 연초와 비교할 때 41% 늘었다. 지난 1년간 시멘트 생산량은 1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8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으나, 이는 넉 달 만에 크게 꺾인 것이었다.
상하이 봉쇄 등의 충격으로 4월 3.9%로 급락했다가 5월 16.9%, 6월 17.9%, 7월 18%로 회복하는 듯했으나 8월에 한 자릿수대로 주저앉았다.
가뭄과 폭염 등도 중국 경제에 일격을 가했다. 쓰촨성과 충칭시는 폭염에 따른 냉방용 전기 사용 급증으로 일정 기간 산업시설용 전력 공급을 차단해야 했고, 중국 중·남부는 가뭄으로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31개 성·직할시·자치구의 재정 여건도 좋지 않다.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과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에 따른 공공비용 지출 증가가 원인이다.
지방 정부들은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 돈은 인프라 투자로 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부족한 예산으로 허덕이고 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