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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주민 vs 큰유황앵무 음식물 쓰레기통 덮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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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주민 vs 큰유황앵무 음식물 쓰레기통 덮개 전쟁
빵부스러기 찾아 열려는 앵무와 막으려는 인간의 '창과 방패' 싸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호주 시드니 남부 주민들은 텃새 격인 큰유황앵무와 음식물 쓰레기를 놓고 전쟁을 벌여왔다. 먹이를 찾아 음식물 쓰레기통을 헤집는 앵무와 이를 막으려는 주민 간의 창과 방패 싸움이 이어져 왔는데, 과학자들이 이를 들여다본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의 행동생태학자 바르바라 클룸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시드니 남부 주민과 유황앵무의 음식물 쓰레기통 뚜껑을 둘러싼 상호작용을 다룬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저널 측에 따르면 몸길이가 최대 50㎝에 달하는 대형 앵무로 머리에 노란색 벼슬을 가진 큰유황앵무(sulphur-crested cockatoos)는 부리를 이용해 쓰레기통 덮개를 들어 올린 뒤 다리까지 동원해 능숙하게 열어젖힌다.
빵을 무척 좋아해 음식물 쓰레기 속에 있는 빵 부스러기를 찾아 쓰레기통을 헤집는다고 한다.
한 마리가 쓰레기통 덮개를 열면 주변의 앵무들이 떼로 달려들어 주변을 어지럽히는 바람에 덮개를 열지 못하게 벽돌을 올려놓는 등 다양한 방안이 시도돼 왔다.



하지만 수거 차량이 자동화 장치로 쓰레기통을 실었을 때 덮개가 쉽게 열리게 만들다 보니 주민이 고안해낸 방법은 큰유황앵무를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주민들의 대책은 큰 돌이나 벽돌, 생수병 등의 무거운 물체를 쓰레기통 덮개 위에 올려놓는 것부터 경첩 부분에 운동화 등을 끼워 넣어 덮개가 열리지 않게 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큰유황앵무에게 기존 예방법이 뚫리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 대처하다 보니 다양해 졌는데, 큰유황앵무를 막기위한 특수 잠금장치까지 만들어져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클룸프 박사는 "앵무가 쓰레기통 덮개를 여는 것을 비디오를 통해 처음 보고 흥미롭고 독특한 행동이어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큰유황앵무는 다른 개체의 행동을 보고 사회적 학습을 하며 각 개체군마다 독자적인 기술을 갖춰 지역을 넓혀 볼 때 기술 차이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큰유황앵무 뿐만 아니라 주민도 사회적 학습을 하고 있다면서 "주민은 큰유황앵무를 막는 새로운 방법을 활용하지만, 대부분은 이웃이나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 따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쓰레기통을 둘러싼 주민과 앵무 간의 전쟁에서 누가 이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큰유황앵무가 어떻게 계절별로 차이가 나는 행동을 구사하는지 등을 추가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또 큰유황앵무 이외에 인간과 다른 야생동물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클룸프 박사는 "도시가 확장하면서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상호작용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와 삶을 공유하는 야생동물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더 인내하길 바란다"고 했다.


eomns@yna.co.kr
앵무새가 돌까지 밀어내?…시드니 음식물 쓰레기통 덮개 '전쟁' / 연합뉴스 (Yonhapnews)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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