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준칙, 법 통과 후 즉시 시행…예외는 위기상황으로 한정
관리재정수지 적자 GDP 3% 이하…국가채무 60% 넘으면 2%로
시행령서 법률로 격상…전쟁·경기침체 등 추경 상황서만 예외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정부가 나라살림의 건전성을 규율하는 재정준칙을 법 통과 즉시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정준칙의 적용 예외는 전쟁과 대규모 재난, 경기침체 등 위기 상황으로 한정한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확정했다.
재정준칙은 나라살림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이다. 이 기준을 넘으면 정부는 재정건전화 대책을 마련해 지표를 원래 수준으로 돌려놔야 한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우리나라 경제 규모(GDP)의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대원칙을 제시했다.
단 국가채무가 GDP 대비 60%를 넘어서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축소한다.
이같은 준칙은 앞서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국가채무 비율/60%)×(통합재정수지 비율/-3%)]≤1.0'보다 단순하지만, 더 강력하다.
이전 준칙은 국가채무비율을 GDP 60% 이내로, 재정수지 비율은 -3% 이내로 관리하되 두 목표를 곱한 값이 일정 수준에 머물도록 하는 융통성을 뒀지만, 윤석열 정부는 재정수지 -3%로 일원화했다.
새 정부는 재정수지 기준을 통합재정수지보다 엄격한 관리재정수지로 준용하기로 했다.
재정수지는 정부가 거둬들인 재정의 수입(세입)과 지출(세출)의 차이, 즉 나라살림을 의미한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와 여기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차감한 관리재정수지가 있는데 현재 사회보장성 기금에서 흑자가 나는 우리나라는 관리재정수지가 더 깐깐한 기준이다.
올해 말 기준 정부의 관리재정수지 전망치는 GDP 대비 -5.1%로 통합재정수지 전망치 -3.3%보다 2%포인트 가까이 나쁘다.
정부는 재정준칙의 법적 근거도 기존 안인 시행령보다 격상된 법률(국가재정법)에 담기로 했다. 준칙 시행의 구속력이 더 커지는 것이다.
시행시기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통과 시점으로 앞당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다음번 본예산인 2024년 예산안부터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0월에 재정준칙 도입안을 내면서 3년의 유예기간(2025년 적용)을 부여한 것과 비교하면 의지가 더 강하다고 분석될 수 있다.
재정준칙에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은 전쟁과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등 위기 상황으로 한정했다. 이는 국가재정법상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요건과 일치한다.
즉 추경을 편성할 만큼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만 재정준칙상 예외를 적용해준다는 것이다. 예외사유가 소멸하면 다음에 편성하는 본예산부터 재정준칙은 즉시 재적용한다. 이때 정부는 재정건전화 대책을 별도로 수립해야 한다.
세입이 예산을 초과하거나 지출이 당초의 세출예산에 미달할 때 발생하는 세계잉여금은 부채를 상환하는 데 더 쓰기로 했다.
세계잉여금 중 국가채무 상환에 쓰는 비율을 현행 30%에서 50%로 높이는 방식이다.
재정준칙 한도는 5년마다 재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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