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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보고서 "한국, 미국 중심 기술동맹 참여가 합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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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DI 보고서 "한국, 미국 중심 기술동맹 참여가 합리적"
"단기적 시장 상실 위험보다 장기적 이익이 커"
"메모리반도체 외 다른 분야서도 지분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정보기술(IT) 부문의 기술 패권 경쟁 구도 하에서 한국은 미국 중심의 기술동맹에 참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이 기관의 최계영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미·중 기술패권 10문 10답: 반도체, 컴퓨팅 스택 및 기술패권 시대의 전략적 레버리지 구축 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패권 경쟁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국제질서를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는, 즉 지정학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이라고 규정했다.
과거 기업 간 기술 경쟁이 단지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기술패권은 경제적·군사적 차원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 분야의 글로벌 우위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술패권과 관련해 강대국들이 이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로 ▲ 첨단기술 요충지·관문이나 시장에서 비(非)대칭적인 상호의존성을 무기화하는 방안 ▲ 첨단기술 공동연구·인력 교류 등 서로 이익이 되는 합의 유도 ▲ 반도체·인공지능의 윤리적 활용 등 공통의 규범·가치를 추구할 리더십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이런 기술동맹을 통해 미국은 기술패권, 경쟁의 비용 분담, 봉쇄 효과 강화 등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동맹·협력국은 미국에 반대급부로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최 선임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은 반도체와 관련해 특히 레버리지가 취약하다고 최 선임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중국은 제14차 5개년 경제계획을 통해 반도체 자체 혁신과 독자적 공급망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첨단 분야의 부품·제품·서비스 시장에서 서구 의존을 줄이면 자립도 어려워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결국 중국의 레버리지는 주로 (자국의 방대한) 시장을 무기로 하는 것인데 현재 및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반도체 수급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급자가 우월한 위치에 있어 레버리지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결국 우리(한국) 입장에서 (미국 중심 기술동맹 참여가) 잠재적 시장 상실 위험이라는 단기적 리스크보다는, 미래 신산업의 수요 대응과 기술 경쟁력 강화라는 장기적 이익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연구위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정말로 중요한 것은 미·일·대만과의 반도체 협력체에 참여하느냐 여부가 아니라 협력체 및 미래 공급망에서 우리의 레버리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일 간 양자 반도체 연구소처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협력사업을 적극 기획해 참여하고 고급 인재 양성, 해외 인재 유치, 지식재산권(IP) 생태계 강화 등에 나서라고 제안했다.
최 연구위원은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차원에서 설계(미국)-소재·장비(미일)-파운드리(대만)-메모리(한국)의 역할 분담 구도가 이뤄져 있는데 미래 시장의 진화 방향에 맞춰 강점을 보유한 분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지분을 증대시키는 국가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반도체 외의 기술 분야, 즉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시적으로 담긴 양자 기술, 원자력,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우주, 방위산업 등 분야에서도 배타적 기술동맹·협력이 제공하는 모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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