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년 5개월만에 1,380원 돌파…1,388.4원까지 치솟아
장중 연고점 6거래일째 경신…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원화 약세 가속
"필요하면 안정조치" 부총리·한은 구두 개입성 발언 이후 상승세 주춤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7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달러당 1,3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0일(1,391.5원),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 1일(1,392.0원) 이후 가장 높다.
이날 환율은 장이 열린 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1,380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계속 올라 오후 한때 1,388.4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의 장중 연고점은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째 경신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1,390원선까지 위협하던 환율은 점심 무렵 외환당국이 시장 점검을 위해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의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다.
또 점심시간 직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이렇게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의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하면 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점도 환율 상승을 어느 정도 제어한 것으로 보인다.
장 마감 직전에는 한국은행이 "최근 원화 약세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시장 열기가 다소 가라앉긴 했지만, 원화는 강달러 재료로 둘러싸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중국 위안화와 유럽연합(EU)의 유로화 약세가 달러를 밀어 올리는 데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었다는 지표까지 발표되면서 현재 원화 가치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날 달러당 위안화는 6.9799위안, 달러당 유로화는 1.0129유로까지 올라섰다. 이들 통화에 대해 달러 값이 비싸졌다는 뜻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691선까지 치솟아, 2002년 6월 18일(111.280)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액은 1년 전보다 66억2천만달러 감소했다고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점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상품수지는 약 11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8월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도 나온다.
경상수지의 흑자 폭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서면 한국 경제의 신인도가 낮아져 원화에 대한 기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1.48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73.33원)에서 11.85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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