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도시 공공장소 고기광고 금지 추진에 찬반 논란
하를럼시 "육식은 환경에 악영향" vs 육류업계 등 "자유 침해"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네덜란드 하를럼시가 육식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공공장소에서의 고기 광고 금지 추진에 나서자 육류업계와 정치권 일부가 반발하며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구 16만 명의 도시인 하를럼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 조치를 2024년부터 강제로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하를럼 시정부는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은 방식으로 생산한 고기까지 광고 금지 대상에 포함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고기 광고 금지안을 발의한 지기 클라제스 녹색좌파당(GL) 의원은 현지 언론에 "고기 생산은 환경에 피해를 준다"며 "기후 위기가 있다고 말하면서 기후 위기를 유발하는 제품을 구매하라고 광고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녹색좌파당 외에 기독교민주도전당 의원들도 하를럼 시정부 방침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유엔은 메탄가스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14%가 가축에서 나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육류업계중앙회 대변인은 "당국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우파 정당인 BVNL은 이번 조치가 "기업 자유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침해"라며 "돼지 사육업자들에게는 치명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 소속으로 하를럼이 지역구인 조이 라데마커 의원은 "정치적 의도로 상업 광고를 금지하는 것은 독재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허만 브뢰링 흐로닝언대 법학과 교수는 하를럼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육류 판매업자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민의 95%가 고기를 먹지만, 그중 절반 이상은 매일 섭취하지 않는다.
한편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과 헤이그는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항공업계와 화석연료 관련 기업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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