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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가스대금 달러 대신 루블·위안화로 결제(종합)
루블화 지불 거부 유럽에 공급 중단…달러 패권에 도전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인교준 기자 =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가스 판매대금을 달러에서 루블·위안화로 대체하기로 중국과 계약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정을 발표하면서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쌍방에 이익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번 계약으로 계산이 단순해질 것"이라며 "다른 회사에 모범 사례가 되는 동시에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한 추가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프롬은 계약의 구체적 내용이나 실제 적용 시기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고자 달러·유로화 의존도를 줄이고 루블화 가치를 높이려는 러시아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이후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 국가들에 루블화로 대금을 지급하도록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은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계약 위반을 이유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앞서 가스프롬과 CNPC는 지난 2014년 연 38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30년 동안 중국에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은 4천억 달러(475조2천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계약금으로 '세기의 계약'으로 불리기도 했다.
계약 체결 후 러시아는 시베리아 '차얀다 가스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길이 2천km 이상의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건설해 2019년 12월부터 중국에 가스 공급을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가스관의 개통에 대해 "세계 에너지 시장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모두에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해 9월부터 항공기 급유 대금과 관련해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를 쓴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가스프롬 네프트와 중국 국영 항공연료 간 합의로 양국 항공사들이 상대국 공항에서 급유할 때 현지 화폐로 결제하고 있다.
중·러 양국의 이런 시도는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특히 미국과 서방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를 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배제하면서 중·러 양국의 달러 패권 도전이 노골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SWIFT 퇴출 이후 각 국에 가스대금의 루불화 지불을 요구해왔다.
이런 영향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전인 지난 2월에는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 위안화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월간 순위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18일 발표된 순위에선 홍콩, 영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와는 달리 조심스런 행보를 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 금융결제 시스템을 독점한 상황에서 달러 이외의 화폐로 위험 분산의 필요를 느끼고 있지만, 불필요한 대립으로 달러 결제시스템에서 퇴출될 경우 금융 혼란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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