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총리 "우리 경제 강해…스리랑카 같은 상황 없을 것"
南亞 경제난 확산 우려에 선 그어…"빚 제때 갚고 부채 비율 낮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일부 국가가 최근 심각한 경제난에 처한 가운데 방글라데시 총리가 자국 상황은 이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4일 인도 ANI통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여전히 매우 강하다"며 "방글라데시는 언제나 모든 빚을 제때 낸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방글라데시도 스리랑카처럼 될 것이라며 이런저런 이슈를 제기한다"며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부채 비율이 매우 낮으며 스리랑카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시나 총리는 스리랑카와 달리 방글라데시 경제는 매우 계획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방글라데시는 프로젝트에서 얻을 이익이 확실하지 않으면 어떤 자금도 빌리지 않는다"며 이를 통해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국민이 수혜자가 될 것인지 등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가 수익성이 불투명한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마구 시작했다가 빚더미에 올라앉은 상황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는 5일부터 4일간 인도를 방문,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인도와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의류 산업을 앞세워 2016년 이후 연평균 7∼8%대의 고속성장을 이어오다가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20년 3.5%, 2021년 5.5%로 하락했고,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물가 상승, 외환 보유고 감소, 타카화 평가 절하 등 어려움이 깊어졌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경유 화력발전소는 가동을 중단, 곳곳에서는 순환 단전도 발생했다.
전기를 아끼기 위해 학교의 주간 수업 일수를 6일에서 5일로 줄였고 관공서와 은행 근무 시간도 하루 8시간에서 7시간으로 단축했다.
동시에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차관 지원을 요청했다.
방글라데시는 IMF가 지난 5월 1일자로 신설한 회복지속가능성기금(RST)을 통해 지원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글라데시의 최근 경제 상황은 하시나 총리의 설명처럼 스리랑카나 파키스탄과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IMF에 요청한 RST는 부도 상황의 나라에 투입되는 구제금융과는 성격이 다른 취약국 지원용 장기 기금이다.
감당하지 못할 위기에 빠져 외부에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앞서 선제 조처를 도입한 셈이다.
A.H.M 무스타파 카말 재무장관도 최근 "현재 거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절대로 곤경에 빠진 상태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IMF 아시아태평양 지국장인 라훌 아난드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는 (경제) 위기 상황이 아니다"라며 "채무 곤경에 빠질 위험도가 낮으며 (국가 부도가 난) 스리랑카와는 매우 다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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