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시도 보자마자 옥상 전력질주…극적으로 관광객 구한 伊경찰
베네치아 한 성당 꼭대기서 여성 구조…"이러려고 경찰 됐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성당 꼭대기에서 투신 직전이던 여성 관광객을 극적으로 구해낸 현지 경찰관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5일 영국 더타임스와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타 마리아 디 나사렛 성당에서 발생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출신 20세 여성 관광객이 공사 중이던 성당 가림막의 높이 50m 상단부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가림막 내부에 설치된 철골 비계를 밟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더니 마치 뛰어내리려는 듯한 행동을 계속했다. 성당 주변을 가득 메운 다른 관광객들은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까 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순찰 중이던 경찰관 알베르토 크리스포가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여성을 보자마자 즉각 성당 계단을 통해 한달음에 옥상까지 뛰어 올라갔다.
그가 옥상에 도달했을 때 여성은 가림막 철골에 한 손으로 매달린 상태였고, 그 손마저 미끄러지기 직전이었다.
크리스포는 위쪽에서 여성을 잡아채 온 힘을 다해 옥상으로 끌어 올렸다. 여성이 발버둥 치는 바람에 하마터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바닥에서 크리스포의 구조작업을 지켜보던 관광객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과 함께 크리스포에게 우렁찬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여성은 구조된 후 '괜찮냐'는 크리스포의 물음에도 충격에 빠진 듯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크리스포는 더타임스에 "상황이 다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며 "(내가 찍힌) 동영상을 보니 내가 그 여자를 붙잡을 정도는 힘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도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속 경찰서인 베네치아 경찰서장의 칭찬을 받았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크리스포는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러려고 경찰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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