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격 상승에 美 셰일업계 가스로 '횡재'…해상유전도 붐
셰일가스, 골칫거리에서 '복덩이'로 변신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석유·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의 셰일오일 회사들이 가스로 때아닌 '횡재'를 하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해상유전 프로젝트가 부활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셰일오일을 생산할 때 생기는 귀찮은 부산물로 여겨졌던 셰일가스가 최근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셰일업체의 '복덩이'로 변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8월 말에 북미 가격지표인 헨리 허브 기준으로 100만BTU(열량단위)당 10달러를 웃돌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셰일기업들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최대 독립 석유 생산업체인 코노코필립스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천연가스 평균 판매 가격이 1년 전보다 143%나 급등했다고 밝혔다.
셰일가스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내 셰일가스 생산량은 9월에 일평균 약 26억6천만㎥로 작년 동월(일평균 1억9천만㎥)의 14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셰일기업 '컴스톡 리소스'의 제이 앨리슨 최고경영자(CEO)는 "2∼3년 전만 해도 업계에선 천연가스에 손도 대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때) 천연가스는 골칫거리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단, 선물 거래로 판매 가격을 고정한 일부 업체들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이득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고유가에 세계적인 석유 기업들도 해상유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상유전은 한번 만들어 가동하면 다른 생산방식에 비해 더 낮은 유가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육상유전과 비교해 건설비용이 비싸다.
그런 까닭에 주요 석유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해상유전보다는 육상유전 개발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오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에너지 수요도 급증하면서 이런 추세가 뒤바뀌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예컨대 노르웨이의 국영 에너지회사 에퀴노르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 해안에서 약 500㎞ 떨어진 해상유전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타드에 따르면 세계 해상유전 투자 규모는 2024년에 1천730억달러(약 232조원)로 지난해보다 2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그간 투자 감소 추세가 역전된 것으로 육상유전 투자액 증가율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라이스타드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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