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디지털 서비스 도입때 처음부터 장애인 등 접근성 보장해야"(종합)
과기정통부, '디지털로 복지 사각지대 없애자' 국정과제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새로운 정책이나 새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할 때 처음부터 장애인이나 노인 등 취약 계층에 디지털 접근성이 보장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카카오[035720]의 김혜일 디지털접근성책임자는 30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주최 제8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디지털 보편권·접근권 확립'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제고할 방안을 모색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대책을 논의했다.
김 책임자는 이 자리에서 "해외 유명 기업들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장애인을 위한 게임 컨트롤러를 개발하고 페이스북은 스티커를 장애인도 즐기도록 대체 텍스트를 넣어서 제공하기 시작했다"면서 "애플은 아이폰의 카메라를 이용해 문의 위치를 찾고 열려 있는지 알려준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국내에선 새 디지털 서비스가 나오면) 장애인이 그 기술에 참여하는 순간 접근성 문제가 불거지고 그제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한다"며 "이게 그동안 반복돼온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술의 도입과 접근성 보장 사이에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책임자는 "디지털 신기술을 새로 만들어서 내놓을 때 처음부터 접근성이 포함되도록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엑스비전테크놀로지의 김정호 이사는 "우리나라는 시각장애인·청각장애인 등 장애인용 보조 공학기기 개발이 장애인의 전용 기기, 소프트웨어 등 개발에 치중돼 왔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 전용 디바이스나 솔루션 개발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어 "(그보다는) 기존의 메인 스트림 ICT(정보통신기술) 솔루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기존의 서비스가 장애인을 위해 더 잘 작동하도록 추가 기능을 개발하는 쪽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이 일반화되면서 장애인용 보조 공학기기는 시장성 측면에서 많은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애인용 키오스크가 잘 보급되지 않는 이유로 기존의 키오스크를 고가의 새 장비로 교체하려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고 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면서 "해외 사례를 보면 기존의 키오스크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회적 비용도 줄이고 접근권도 보장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국내에서도 장애인/비장애인을 갈라서 전용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보편적 설계를 바탕으로 장애 유형별로 특수한 기능이 추가되도록 하면 장애인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보환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장은 고령층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위한 디지털 교육과 일자리 발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디지털의 효용성, 편의성은 시대의 대세"라며 "디지털 사각지대 없이 노인층에게 골고루 헤택이 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디지털 교육을 하면 사각계층이 없어지고, 노인들이 디지털에 대해 친근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상훈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담당 부장은 인공지능(AI) 안부전화 서비스를 이용해 독거노인과 1인 가구 등에 AI가 전화해 안부를 묻는 케어콜 사업을 소개했다.
옥 부장은 "사람들이 이전 통화에서 말한 애로사항이나 건강 문제 등을 기억했다가 다시 묻는 기능이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무엇보다 안부를 물어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좋다는 피드백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10개월간 사업을 운영해보니 서비스의 지속성이 중요하고, 안부전화에서 나온 어려움과 관련해 의료·교육 등 다른 서비스로도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주재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디지털을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권으로 보장하고,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에 접근해 그 혜택을 누리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디지털포용법 제정 등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기술개발 정책을 수립하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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