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등락 반복해도…물가는 상승 압력 가능성↑"
한은 보고서…"수입 물가 충격 전가, 상승할 때 더 커"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국제 원자재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광원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 이은송·이재운 한은 동향분석팀 조사역은 30일 한은의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수입 물가 상승의 산업별 가격 전가 분석-원자재 수입 물가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통상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진다. 수입 물가가 오르면 생산 비용이 증가해 최종재 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물가 충격이 최종재 가격에 어떻게 전가되는지 분석한 결과 단기적으로 수입 물가가 하락할 때보다 상승할 때, 그 폭이 작을 때보다 클 때 가격 전가가 더 크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수입 물가 가격 전가가 이처럼 비대칭적·비선형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최근처럼 국제원자재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높을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광원 과장은 "현재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 리스크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혼재돼있어 국제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방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 물가 상승의 최종재 가격 전가는 중간재보다 원자재 수입 물가 충격 때 더 크게 나타났다.
원자재 중에서는 1%포인트(p) 단위 충격 시 곡물 등 농수산품 충격의 영향이 에너지, 금속 등 광산품과 비교해 더 크고 오래 지속됐다.
산업별 가격 전가 정도는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 수요의 가격 탄력성, 시장 집중도, 정부 정책 반영 가능성 등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이 높은 석유정제, 화학, 철강 등은 가격 전가가 크게 일어났고 운송장비, 정보기술(IT) 제조, 음식·숙박 등은 가격 전가 정도가 낮았다.
이 과장은 "물가 안정 정책과 경제 정책을 시행할 때 산업별로 수입 물가 가격 전가 정도에 차이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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