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방글라, 학교 수업일수·관공서 근무시간 단축
유가 상승에 일부 발전소 가동 중단…IMF "위기 상황은 아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국제 유가 인상으로 인해 전력 생산을 줄인 방글라데시가 전기를 아끼기 위해 학교 수업일 수와 관공서 근무시간을 단축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과 방글라데시 매체에 따르면 매주 금요일 하루 휴교했던 방글라데시의 학교들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앞으로 토요일까지 주 2일씩 쉬기로 했다.
아울러 관공서와 은행 근무 시간은 이날부터 하루 8시간에서 7시간으로 단축됐다.
칸드케르 안와룰 이슬람 내각 장관은 에너지 위기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이번 조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사업장의 근무 시간은 정부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산업시설에는 우선적으로 전력이 공급된다.
방글라데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경유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전력 생산을 감축했다.
이에 전국 곳곳에서는 순환 단전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6일에는 기름값을 약 50%나 전격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의류 산업을 앞세워 2016년 이후 연평균 7∼8%대의 고속성장을 이어오다가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20년 3.5%, 2021년 5.5%로 하락했고,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물가 상승, 외환 보유고 감소, 타카화 평가 절하 등 어려움이 깊어졌다.
방글라데시의 지난달 20일 기준 외환 보유고는 397억달러(약 53조3천억원)로 1년 전 455억달러(약 61조1천억원)보다 상당히 줄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방글라데시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차관 지원을 요청했다.
방글라데시는 IMF가 지난 5월 1일자로 신설한 회복지속가능성기금(RST)을 통해 지원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ST는 부도 상황의 나라에 투입되는 구제금융과는 성격이 다른 취약국 지원용 장기 기금으로 10월부터 지원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글라데시의 경제는 다른 남아시아 국가나 신흥국에 비해서는 튼튼한 편이며 정부의 최근 움직임은 심각한 경제난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분석된다.
A.H.M 무스타파 카말 재무장관은 최근 "현재 거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절대로 곤경에 빠진 상태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IMF 아시아태평양 지국장인 라훌 아난드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는 (경제) 위기 상황이 아니다"라며 "채무 곤경에 빠질 위험도가 낮으며 (국가 부도가 난) 스리랑카와는 매우 다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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