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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당국 "8년전 교대생 43명 실종사건 前정부가 개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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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당국 "8년전 교대생 43명 실종사건 前정부가 개입"(종합)
'국가적 범죄' 규정…"사건 당시 학생들 구조 가능했었다"
대통령 "잔혹행위 관련자 단죄해야"…경찰, 전 법무장관 전격 체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부 당국이 2014년 발생한 교육대학생 43명 실종 사건에 대해 "전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는 데 개입한 국가 범죄였다"고 인정했다.
그간 민간 차원에서 관련 주장이 제기된 바 있으나, 정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권력의 과오를 자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건을 조사한 정부 진상규명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공개한 예비 결과보고서를 보면 위원회는 "2014년 아요치나파 교육대학 학생 43명 실종은 정부가 관련된 국가 범죄"라고 결론 지었다.
위원회는 또 "연방 공무원은 물론 군·경이 광범위하게 개입된 사건"이라며 "학생들의 이동을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실종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나설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2014년 9월 26일 발생한 이 사건은 그간 명확한 경위를 확인할 수 없었던 비극 중 하나다.
당시 멕시코 게레로주 아요치나파 교대 학생들은 지역 교사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기 위한 멕시코시티 집회에 참석하려고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이괄라 지역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았다. 현장에서 일부가 사망하고 43명이 사라졌다.
애초 멕시코 검찰은 지역 마약 카르텔과 결탁한 경찰이 학생들을 납치한 뒤 경쟁 조직원으로 속여 카르텔에 넘겼고, 카르텔이 학생들을 살해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당시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정부는 이러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역사적 진실'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종 학생 가족이나 외부 전문가들은 "멕시코군이 학생들의 피랍 사실을 바로 알았는데도 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정확한 진실 규명을 요구해 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 사건을 재조사한 알레한드로 엔시나스 인권차관은 "당시 교대생 사이에는 군 장병이 잠입해 활동하고 있었고, 학생들 움직임을 일거수일투족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 군인은 사건 발생 당일 오전 보고서를 마지막으로 다른 학생과 함께 실종됐는데 당시 그의 지휘관은 어떠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이 이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시에 개입했다면 학생 실종을 막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위원회는 아울러 관련자 전화와 메신저 기록, 증언, 군·경 내부 자료, 영상녹화 데이터 등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행정당국, 군, 경찰의 사건 은폐 공모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강조했다.
밀레니오와 라호르나다 등 현지 언론은 비록 전 정권 시절의 사건이지만 역사상 최악의 '인권 참사'와 관련해 정부가 공권력의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알레한드로 엔시나스 인권차관은 "현재 학생들이 살아 있다는 징후는 없다"며 "그들(전 정권) 모든 것을 숨겼다는 증언과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조사를 종결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완벽한 진실을 찾아내고 책임자를 처벌할 때까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군인과 공무원을 사법처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다시는 이런 개탄스러운 잔혹행위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흉악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을 공개하고 동시에 책임자를 단죄하는 것은 유사 사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날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헤수스 무리요 전 멕시코 법무장관을 자택에서 전격 체포했다.
그는 2012∼2015년 법무장관 재직 시절 아요치나파 교대생 실종 사건 조사를 책임졌다.
일각에서는 전 정권에서의 조사 결과가 고문에 의한 허위 증언과 불법 증거 수집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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