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법, 경제-산업 신냉전의 신호탄…반도체 분업구조 전환기"
산업연구원 보고서…"기민한 정보수집·선제적 대응체계 마련 필요"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미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만든 '반도체 칩과 과학법'(반도체법)이 미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오는 2025년께 세계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분업 구조가 전환기를 맞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산업 분야에서 미중 간의 신냉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반도체 전략과 지원 정책의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4일 발표한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의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과학법에 대해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승리를 위한 인공지능 및 반도체를 포함한 연관 첨단산업 역량의 총체적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을 위시한 전략적 경쟁국 대비 기술경쟁력, 군사력, 경제력 우위 확보를 최종 목표로 한 국가 종합과학기술의 전략 입법"이라며 "중국과의 경제, 군사 분야는 물론 가치 경쟁을 본격화한 미국 지도부의 인식이 투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현재 대외적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가운데 국내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에 직면한 한국 역시 국가적 차원의 종합과학기술 및 산업전략을 입안·실행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미중 간 신냉전 전개에 따른 글로벌 산업지형 격변기를 전략산업 도약의 기회 요인으로 활용할 대외 산업기술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주요국의 전략적 행보를 종합하면 반도체 산업은 2025년께 다시금 글로벌 분업 구조의 전환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막대한 규모의 직접 보조금과 파격적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주요국에 발맞춰 지원정책의 양적 확대 및 질적 수준의 제고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저자인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미국과 EU(유럽연합)는 중국 견제 및 아시아 의존도 축소를 지향하고 있으며 안보 위협에 직면한 대만에 대한 첨단 반도체 의존 완화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향후 서방의 전략적 탈(脫)대만 수요 선점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80년대 이후 일본과 한국, 대만 반도체 산업의 갈림길을 반추해 볼 때 당대 혁신 수요산업이던 PC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중요한 분수령으로 작용한 바 있다"며 "미래 유망 신기술 발전 및 혁신 제품과 서비스 시장 성장에 대한 우리 정책 당국의 기민한 정보 수집과 선제적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