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4년 만에 잉여현금흐름서 구글 모회사 앞서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의 잉여현금흐름이 4년 만에 대표적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을 앞질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분기 엑손모빌의 잉여현금흐름은 169억달러(약 22조원)로, 126억달러(약 16조4천억원)를 기록한 알파벳을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앞섰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기업 가운데 엑손모빌보다 잉여현금 흐름이 많은 곳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2곳뿐이었으며, 5위와 9위도 석유기업인 미국의 셰브론(106억 달러)과 발레로(54억 달러)였다.
앞서 엑손모빌은 2분기에 당기순이익 178억5천만달러(약 23조2천억원)를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작년 동기의 순이익(46억9천만달러)의 4배에 가까운 규모였다. 분기별 매출 역시 1천156억달러(약 150조7천억원)로, 작년 동기(677억달러)의 2배에 육박했다.
게다가 셰브론, 셸, 토탈에너지는 최근 자사주 매입을 확대했고, 엑손모빌 역시 연초 자사주 매입을 3배로 늘린 바 있다.
S&P500에서 최근 실적이 좋은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에너지 기업들로, S&P500에서 에너지 업종의 비중은 코로나19 확산 전의 2배 수준인 4.5%까지 늘어났다.
반면 실적 하위 10개 업체에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과 넷플릭스 등 대표적 빅테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흐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빨라졌지만, 투자자들이 수년간 원자재주보다 테크주를 선호하면서 유전이나 광산, 정유업계에 대한 투자가 부진했던 데 따른 측면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원자재 전략가 제프 커리는 이를 '(제조업 중심) 구(舊) 경제의 설욕'이라고 평가하면서 "구경제에서 전반적으로 기록적인 잉여현금흐름 수익률(FCFY)을 기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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