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배터리 3사 실적…'내실 경영' 삼성SDI만 웃었다
삼성SDI,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최대 실적
LG엔솔, 영업이익 감소…SK온은 적자폭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 경쟁에서 삼성SDI[006400]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홀로 웃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었으며, SK온은 적자 폭이 확대됐다.
공급망 이슈와 원자잿값 상승,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 속에서도 삼성SDI가 최대 실적을 낸 것은 내실 경영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시설 투자에 소극적·보수적이란 평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위기 국면에서 생산력 확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 2분기 실적 삼성SDI 웃고…LG엔솔·SK온은 '울상'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에 매출 4조7천408억원, 영업이익 4천2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이 4천억원을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배터리를 담당하는 에너지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에너지 부문 매출은 4조71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2.7% 늘었고, 영업이익은 2천44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8.4%나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는 환율과 판가 상승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젠5(Gen.5)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량 확대가 큰 몫을 했다.
전자재료 부문의 경우 전분기보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늘었다. 고부가 제품 확대로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9%로 LG에너지솔루션(3.9%)이나 영업손실을 본 SK온을 크게 웃돌았다. 전자재료 사업을 제외한 배터리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6%였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을 기반으로 한 내실을 추구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에 매출 5조706억원, 영업이익 1천956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6.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4% 감소했다.
또 매출은 삼성SDI를 앞섰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와 물류 차질 등도 2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률은 1분기 6%에서 2분기 3.9%로 낮아졌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SK온은 2분기에 매출 1조2천880억원, 영업손실 3천266억원을 나타냈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 폭도 확대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 물량이 감소했고 유럽 지역의 동력비가 상승하면서 손실이 커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경기침체 우려에도 하반기 전망은 '맑음'
배터리 업계는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의 주춤한 실적에도 올해 연 매출 목표를 19조2천억원에서 22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주요 고객사의 신차 출시, GM과의 조인트 벤처(JV) 1기 본격 가동, 원자재 가격 판가 연동 효과 등으로 상반기 대비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전지는 헝가리 2공장이 가동되면서 젠5 배터리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차세대 플랫폼의 수주 활동도 지속될 예정이다.
다만 하반기 수요와 공급 측면의 리스크가 많은 만큼 공급망 관리와 리스크 관리에 더 집중할 방침이다.
SK온은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 신규 공장의 가동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차량용 반도체 이슈도 완화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증권가도 배터리 업계의 하반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수요를 중심으로 부품 수급 완화와 하반기 신차 출시에 따른 강력한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긍정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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