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당국, 여객기 조종석 2중문 설치 지시…'9.11' 21년만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미국 항공당국이 여객기 납치와 테러 방지를 위해 조종석에 2중문을 설치하도록 항공사에 지시했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항공국(FAA)의 새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새로 제조되는 여객기에는 조종석과 탑승 칸 사이에 반드시 2개의 견고한 보안문이 설치돼야 한다.
이번 조처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추진된 항공기·공항 보안 강화 조치 중 핵심 내용이다. 당시 테러리스트들이 4대의 비행기를 공중에서 탈취해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부 등을 공격해 2천900여명이 숨지고 2만5천여명이 다쳤다.
이는 항공기 납치 테러 예방의 근본적 조치로 거론됐으나 그동안 항공업계의 반발에 밀려 참사 21년 만에 드디어 적용되게 됐다.
여객기 조종석의 기존 문 외에 추가로 하나의 문을 더 설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번 규정은 항공기 내 보안 강화를 요구한 2018년 의회 결의안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앞서 2020년에는 승무원 노조가 FAA에 '보조 출입문' 설치에 관한 상세한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9.11 테러 발생 21년 만의 진전에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고 새로운 장소를 방문할 때 우리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바로 항공기 조종사와 승무원"이라며 "이들은 보호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이번 규칙 제정은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항공조종사협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미 운용 중인 기존 항공기에 대해서도 2중 문이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FAA는 일반 국민과 업계 관계자를 상대로 60일간 새 규정에 대한 의견 청취를 할 예정이다.
앞서 9.11 직후 FAA는 총탄이나 수류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소재로 항공기 조종석 출입문을 만들고 조종사 허가 없이는 문을 여닫을 수 없도록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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