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좌파 야당 대선 공식후보 지명
10월 대선서 현 대통령과 맞대결 전망…여론조사에선 룰라가 앞서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10월 2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7) 전 대통령이 좌파 야당(노동자당)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이날 상파울루에서 연 전당대회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이미 왕성하게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터라 이번 절차는 다소 상징적인 것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평가했다. 룰라도 전당대회 참석 대신 고향인 페르남부쿠에서 지지자를 만났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사실상 맞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룰라는 선거일이 2달여 남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6일 브라질 유권자를 대상으로 현지에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룰라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44%로, 보우소나루 대통령(38%) 지지도를 앞섰다. 나머지 대선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5% 미만에 그쳤다.
금속 노동자 출신인 룰라는 군부 독재 시절 대규모 노동자 파업을 주도하며 명성을 얻은 뒤 정계에 입문했다. 2003∼2010년에는 대통령으로 국정을 이끌며 방한하기도 했다. 브라질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중임할 수 있다.
그는 2018년에도 노동자당 대선 후보에 선출된 적 있다. 그러나 뇌물수수·돈세탁 혐의로 법정을 드나들다 결국 후보에서 물러났고, 결국 그해 대선은 보우소나루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룰라는 현 정권에 실망한 중도 성향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극좌'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려 재계 신임을 얻고 있는 중도 성향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꼽았다.
아직 공식 선거운동(다음 달 16일 개시) 전이어서 그가 이렇다 할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자유시장 체제를 유지하되 복지재정 지출을 높이는 '큰 정부'를 지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재선을 노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전자투표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부정선거' 프레임을 구축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패배해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룰라는 전날 "보우소나루가 투표 기기에 대한 의구심을 확산시켜 혼란을 조장하려 한다"며 "사실 그는 노동자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것을 마음속 깊이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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