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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뒷마당' 남미의 리튬확보 전쟁에서 중국·러시아에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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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뒷마당' 남미의 리튬확보 전쟁에서 중국·러시아에 고전
"중국·한국·러시아, 남미에 수십억불 투자"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리튬 확보를 놓고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밀려 '이웃 사촌' 격인 남미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남미에서 리튬 계약에 있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계약을 밀고 들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칠레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에 리튬 매장량이 집중돼 있는데, 해당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오토 라이시는 "남미 친구들의 이야기나 내 관찰로 미뤄봐서도 중국이 우리 밥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외교관들은 한때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숙련돼 있고 반응이 빠르며 능동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그들은 이른바 '금전적 인센티브'라 할 수 있는 뇌물을 제공하는 데에 있어서도 한층 적극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대 규모의 리튬 매장량을 자랑하는 볼리비아는 최근 우유니 사막 리튬 채굴과 관련,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에 나섰다.
지난 6월 1차 경쟁에서 미국 업체 에너지X가 탈락했고, 이를 놓고 형평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더힐은 지적했다.
에너지X 최고경영자(CEO)인 티그 에건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글자 그대로 수십억 달러를 남미에 투자하고 있고 한국도 그렇다. 러시아도 투자에 진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에서 중동과 인도·태평양에 비해 남미의 중요성이 떨어지며, 근본적 관계가 소홀해진 것이 현 상황의 근본적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남미에서 외교관을 지낸 한 관료는 이에 대해 "미국의 남미에 대한 입장은 오랫 동안 '점잖은 무시'로 요약될 수 있다"며 "우리가 이들에게 등을 돌린 것은 아니지만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남미 대부분 국가가 사실상 독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민주주의 동맹과 거리가 있는데다 이민 등 문제를 놓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 미국의 경우 자원 만을 별도로 분리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 리튬 채굴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전략적 차원에서는 남미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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