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G20 회의서 "경제위기, 전적으로 러시아 책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개막…16일까지 진행
물가 급등·경제 위기 논의…'보이콧' 움직임은 없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5일(현지시간)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촉발한 러시아에 서방국들의 비판이 집중됐다.
앞서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를 집중 성토했던 서방의 공세가 이날 회의에서도 반복되는 모양새였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4월의 재무장관 회의나 지난 8일 외교장관 회의때처럼 각종 '보이콧'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세계 경제와 세계보건, 국제금융체계 등 3가지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각종 물가 급등, 세계 위기로 인한 경제적 여파 등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현재 세계가 직면한 경제위기의 책임은 전적으로 러시아의 잔인하고 불공정한 전쟁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 관리들은 그들이 푸틴 정권을 계속 지지해 이 전쟁의 끔찍한 결과를 추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당신들은 무고한 생명을 잃은 것에 대해 똑같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G20 회원국들을 향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단기 식량 불안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며 시장을 왜곡하는 수출 규제와 비축 증가 등을 피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각국이 비용이 많이 들고 퇴행적인 포괄적 보조금 지급을 채택하기보다는 가장 어려운 이들을 위한 재정 지원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번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과 식량 문제로 최빈국과 빈곤 가구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이들을 위한 빈곤 퇴치 노력과 개발이 위축됐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20 회원국이 정부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단기적인 식량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하며,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와 식량 불안의 장기적인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금 우리가 내린 결정의 속도와 지혜가 현재의 위기를 통제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도 러시아 대표단을 향해 "전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장군들뿐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고 지속되게 하는 경제 관료들도 마찬가지"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한 만큼 전쟁 범죄의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화상으로 참여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과 회의장에 직접 참석한 티무르 막시모프 재무부 차관은 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막시모프 차관의 발언 때도 다른 참석자들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G20 회의 때는 러시아 측이 발언을 시작하자 옐런 장관을 비롯한 서방 참석자들이 회의장 밖으로 퇴장했고, 화상으로 참석한 일부 대표들은 화면을 꺼버리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했다.
지난 8일 열린 외교장관 회의때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비난이 이어지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회의 도중 퇴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편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은 "세계는 전쟁과 수출 규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기아에 직면했다"며 "특히 다가오는 비료 공급의 위기는 내년과 그 이후에도 식량 위기를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식량 불안과 비료 공급 위기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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