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정권, '일본경제에 필수' 아베노믹스 계승해갈 듯"
이코노미스트 주장…"구상 보면 경제관 대동소이"
"정체된 실질임금·저질 여성일자리 등이 보완과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을 승리로 이끈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수년간 유지할 것이라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아베 신조의 유산이 몇 년간 일본 경제의 골격을 이룰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에는 물가 하락을 막고자 한 아베노믹스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베노믹스는 1990년대 이후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물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 재정지출 확대, 구조 개혁이라는 이른바 '세 가지 화살'을 내세운 경제 정책이다.
아베 전 총리가 2012년 재집권한 뒤 발표한 아베노믹스는 초창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했으나, 일본 경제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 아베노믹스 폐기에 관한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아베노믹스의 유산을 계승해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짚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새 내각을 출범하면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구상을 밝혔다.
이 정책은 성장에 초점을 맞춘 아베노믹스와 달리 분배에 무게를 둔 듯했으나, 올해 5월 실행계획 초안의 일부가 공개되자 '세 가지 화살'을 고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이어 아베 전 총리와 기시다 총리의 경제 접근 방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는 디플레이션은 막았지만, 인플레이션과 명목소득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내년 4월 물러나도 기시다 총리가 비슷한 정책을 펼 인물을 발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10년간 거의 오르지 않은 임금, 여성 비정규직 증가, 양적완화를 위해 단행한 소비세 인상 등 아베노믹스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기시다 정권 앞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시다 총리가 추진하는 임금 인상 정책이 적절한 효과를 거둔다면, 아베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아베 전 총리의 '화살'은 일본 경제에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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