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통령 공식 사임…"국회, 7일 내 새 대통령 선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공식 사임했다.
15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데일리미러 등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타바야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사임했으며 그의 사임계가 수리됐다"고 밝혔다.
마힌다 의장은 이후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법적 절차가 시작됐다"며 "7일 안에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가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는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면 한 달 내에 의회에서 비밀투표로 의원 중 한 명을 새 대통령으로 뽑게 돼 있다. 하지만 스리랑카 여야 지도부들은 고타바야 대통령이 지난 13일 사임할 것을 가정하고 20일까지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고타바야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은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이어받게 됐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현재 개인 자격으로 싱가포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싱가포르는 그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며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그의 최종 망명지가 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 5월 공식 국가부도를 맞았고 이 영향으로 휘발유 등 필수 수입품 공급이 사실상 중단됐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스리랑카 시민들은 지난 9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고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등을 점거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시위대를 피해 군 기지로 대피했고, 지난 13일 군용기를 타고 몰디브로 달아났다.
이 와중에 그는 자신이 임명한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지명했고, 사임 의사를 밝혔던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평화롭게 권령이 이양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기로 했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는 대통령과 총리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며 다시 대규모 시위를 일으키고 총리 집무실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수십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황이 격화하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대통령 권한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행 금지령을 발동했다.
스리랑카군과 경찰도 성명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하며 장갑차 등을 동원해 수도를 통제했다.
이 때문에 재충돌의 우려가 커졌지만, 시위대는 국회가 정권 교체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일단 대통령 집무실 등의 점거를 풀었다.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교사 히다야 씨는 대통령 사임 소식에 "어쨌든 우리는 승리했고 행복하다"며 "우리는 이제 좋은 대통령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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