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선택받은 호텔 '망고 빙수'…"10만원 육박해도 잘나간다"
"가격 인상에도 빙수 매출 증가…경험 중시 MZ세대 발길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어차피 전반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잖아요. 호텔 라운지에서 망고 빙수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면 7만~8만원이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이모씨·30세)
"호텔 빙수가 비싸긴 한데 명품 립스틱을 사는 것과 같은 느낌 같아요. 생각해보면 호텔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가 빙수거든요. 저렴하게 고급 브랜드를 누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박모씨·29세)
서울시내 특급호텔의 애플망고 빙수 가격이 재룟값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 대비 30~40%가량 올랐으나 매출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주말이 되면 망고 빙수를 먹기 위해 30분에서 1시간까지 기다리는 대기줄을 쉽게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주 소비층인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가 망고 빙수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서울의 애플망고 빙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5%, 2020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롯데호텔 서울의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8만8천원으로 지난해(6만원)와 비교해 약 47% 올랐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우리 호텔의 망고 빙수는 제주산 최상품 애플망고가 통째로 들어간 프리미엄 빙수로, 금가루 데커레이션과 드라이아이스 등의 퍼포먼스를 함께 즐길 수 있다"며 "특히 MZ세대에게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 판매 시즌인 점을 고려하면 애플망고 빙수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포시즌스호텔에서도 9만원이 넘는 골든 제주 애플망고 빙수가 6만원대인 흑임자 크렘 브륄레 빙수·제철 과일 샤를로트 빙수 등에 비해 약 5배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
포시즌스호텔은 올해 빙수 판매를 지난 5월 말 개시하면서 골든 제주 애플망고 빙수의 가격을 지난해(6만8천원) 대비 41% 오른 9만6천원으로 책정했다.
포시즌스호텔 관계자는 "애플망고 빙수의 주 소비 계층은 MZ 세대와 가족 고객"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장마가 일찍 찾아오고, 또 오랫동안 지속돼 6월 중순 이후부터 빙수 수요가 급격히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경우 그랜드 조선 부산 라운지앤바에서 선보인 애플망고 빙수(6만5천원)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30% 증가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경우 수박 빙수와 망고 빙수를 합친 빙수 판매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20%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MZ세대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소비를 중요시하고 인스타그램 등 SNS를 잘 이용한다"며 "빙수 같은 예쁜 디저트 사진을 올리고자 하는 욕구 등도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cha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