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깜짝 상승세에 연준 기준금리 '1%p 인상' 카드 급부상
페드워치 추산 확률 78%…경기후퇴 우려가 변수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서 급속히 힘을 얻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이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자신들의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 대응할 것"이라며 1%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7월 회의에서 100bp(1%포인트, 1bp=0.01%포인트)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포인트 인상은 연준이 통화정책 수단으로 단기금리를 직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 이후 최대폭 인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시장의 전반적인 예상도 이와 유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1.0%포인트 인상될 확률이 78%로, 0.75%포인트 인상 확률(22.0%)의 3배 이상에 달했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FOMC 회의를 마치고 연 기자회견에서 7월 회의에서는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향후 금리정책을 안내했다.
이에 따라 그간 0.75%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였는데, 이날 미국 물가 상승률이 발표되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0.75%포인트 인상도 모자라 1%포인트 인상이라는 '블록버스터급' 카드로 연준의 무게 중심이 쏠리는 데는 미국 소비자물가 급등의 영향이 컸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시장의 전망치보다 높은 9.1%로, 1981년 11월 이후 약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이날 1%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점도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적)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날 물가 발표 후 연준 인사들도 1%포인트 인상에 대한 지지를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도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모든 것이 논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1%포인트 인상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게 되면 지난달 0.75%포인트 인상 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기도 하다.
6월 FOMC가 열리기 전 연준 인사들도, 시장의 전문가들도 모두 0.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하지만 FOMC 회의를 앞두고 발표된 5월 소비자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연준은 0.75%포인트 '깜짝' 인상을 단행했다.
단, 경기후퇴 우려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5개 관할 구역에서 경기후퇴 가능성이 커지는 데 따른 우려도 제기됐다고 밝혔다.
연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이달에도 1.0%포인트나 인상하면 미국 경기는 가파르게 식을 수 있다. 안 그래도 소비지표를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 미국의 경기후퇴를 예상하고 있고, 대부분은 내년에 경기후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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