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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전례 없는 한은 '빅 스텝'…정부의 비상한 대응 절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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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전례 없는 한은 '빅 스텝'…정부의 비상한 대응 절실한데


(서울=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 스텝'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24년 만에 6%를 돌파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오를 수도 있고, 기대 인플레이션율까지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여서 빅 스텝으로 강한 물가 안정 의지를 드러낸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작년 8월 이후 약 10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연 0.5%에서 2.25%로 1.75%포인트나 뛰면서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24조 원 가까이 불어나고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12만7천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0.50%포인트 안팎 더 오르면 다중채무자, 20·30 세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최근 2년 사이 차입 투자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으로 투자)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가계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 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9월 만기 연장·이자 유예 등의 금융지원까지 끝나면 한계기업이 속출해 대출 부실이 결국 금융권 전체의 건전성 위험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원자재가격 상승과 임금인상 등으로 체력이 약해진 기업들이 이자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상승률 1%포인트를 하락시키려면 경제성장률을 0.96%까지 희생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평균 희생률(0.6~0.8%)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우리 경제가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함을 보여준다.

우리 경제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초유의 복합 위기를 맞고 있다. 가계·기업·나라 빚을 합쳐서 5천조 원이 넘어선 우리 경제의 체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금리 인상에 훨씬 취약해진 구조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연이은 금리 인상이나 빅 스텝은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다. 정부가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비상한 시대에 걸맞은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취약지대를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빚 경감을 위한 긴축 재정 기조 역시 불가피한 추세다. 한마디로 다른 방향으로 뛰고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운 국면이다. 모든 지혜를 끌어모으고, 야당과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책이 효과를 발하려면 국민의 공감과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경제 주체들의 인내와 동참이 없다면 부작용만 드러나는 흉물이 될 뿐이다. 국정 동력이라는 말이 생긴 이유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정치는 경제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치의 적지 않은 부분이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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