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숨고르기…매일 '영토점령' 발표하다 133일만에 침묵
장기전 대비 동원체제 전환 위해 공세 멈춘 듯
"더 야심찬 공격 준비"…자국민 '휴가금지·주말근무법'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러시아가 최근 치열한 교전 끝에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를 점령한 뒤 장기전에 대비해 재정비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6일(현지시간) 일일 상황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전쟁 133일 만에 처음으로 점령지 확대를 주장하지 않았다며 이는 러시아군이 작전 수행을 잠시 멈췄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부터 매일 브리핑에서 새 영토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3일 리시찬스크를 완전히 포위한 뒤로는 이런 주장을 하지 않았고 지상군 움직임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지상군은 여전히 모든 축선에서 별 성과 없이 제한적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ISW는 러시아가 적대행위를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라며 러시아군이 더 큰 공세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고 더 야심 찬 공격을 감행하는데 필요한 전투력을 축적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소규모 공세로 국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 러시아 정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전시 동원체제로 전환을 가속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은 내각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물자 동원체제 도입 법안을 이날 3차 심의에서 채택했다.
이 법은 국영은 물론 민영 기업의 노사관계를 감독·규제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정부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직접 통제하도록 한다.
정부가 휴가 중인 노동자를 업무에 복귀시키고, 노동자 동의 없이 근무시간을 재조정하고, 주말·휴일·야간에도 일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산업의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서방 제재의 영향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의 한 축인 루한스크주를 점령하고도 전쟁을 끝낼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하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5일 우크라이나를 비무장·중립지대로 만들고, 나치 세력을 제거하고 주민을 집단 학살로부터 보호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월 24일 침공 이유로 밝힌 것과 사실상 같은 내용으로 이는 러시아가 최근 전과에 만족하지 않으며 돈바스 지역을 넘어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려고 함을 시사한다고 ISW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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