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인출 중단' 볼드에 넥소 인수 제안…60일간 협상키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가상화폐 시장에서 파산과 인출 중단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객의 코인 인출을 중단한 싱가포르의 가상화폐 대출업체 볼드가 경쟁사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
블룸버그 통신과 경제매체 CNBC는 넥소가 5일(현지시간) 볼드에 대한 인수 가능성을 탐색할 60일간의 배타적 협상 기간을 보장하는 약정서를 볼드와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인수는 전면 주식 지급 거래로 이뤄지며, 인수가 성사될 경우 넥소는 볼드를 구조조정하고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드는 앞서 4일 가상화폐 인출과 거래, 예치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화폐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지난달 12일 이후 1억9천770만달러(약 2천561억원) 규모의 '코인 런'(가상화폐 인출 요구)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과 함께 싱가포르 법원에 모라토리엄(채무 지급유예)을 신청할 방침이며, 긴급자금 수혈을 위해 잠재적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볼드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넥소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앤토니 트렌체프는 현 단계에서 가치평가액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거래가 성사될 것이란 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트렌체프 CEO는 "자산실사를 시작했다"며 60일간 장부를 열어보고 허점이 있는지, 허점이 있다면 얼마나 큰지, 자산은 어디에 있는지 등 모든 것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소는 앞서 자산 인출 동결을 선언한 또 다른 코인 대출업체 셀시어스에도 인수 제안을 한 바 있으나 거절당했다.
트렌체프 CEO는 현재의 가상화폐 시장 상황을 일련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요구 사태)으로 여러 은행이 문을 닫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창설된 계기가 된 '1907년 공황'에 비유했다.
그는 "통폐합과 인수·합병의 시기를 보게 될 것"이라며 "그 뒤에는 수는 적지만 더 나은 사업 관행을 지닌 더 강력한 (가상화폐) 회사들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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