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무부 "외화 국채 3건 이자 루블화로 지불…채무 이행"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재무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한 새로운 국채 원리금 상환 규정에 따라 3건의 국채 이자를 루블화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재무부는 24일(현지시간) "'외화 표시 국채 채무 이행 임시 절차'에 관한 6월 22일 자 대통령령에 따라 2028년 만기 국채 이자 85억 루블(약 1억5천940만 달러)이 국가예탁결제원(National Settlement Depository·NSD)에 의해 수령됐다"고 전했다.
NSD는 러시아의 외채 결제기관이다.
재무부는 "이로써 국채 상환 의무가 완전히 이행됐다"면서, 이 같은 새로운 원리금 지급 방식은 외국 대행기관이 러시아 국채 서비스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무부는 전날에도 2027년과 2047년 만기 국채 이자를 NSD에 루블로 이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새로운 국채 원리금 상환 규정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외화로 표시된 국채 원리금을 지불 당일 러시아 중앙은행 환율에 따라 루블화로 환전해 이 금액을 NSD로 입금하면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한다.
국채를 보유한 외국 투자자들은 이 루블화를 러시아 내 금융기관에서 원하는 외화로 환전해 찾아갈 수 있다. 교환 환율은 역시 환전하는 날의 러시아 금융당국 지정 환율이 적용된다.
이 같은 거래를 위해 외국 투자자는 NSD에 요청해 서방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 금융기관에 루블화 계좌와 외화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 이후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및 주요 은행, 국부펀드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다만 미국 채권자가 러시아로부터 국채 원리금이나 주식 배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달 25일까지 거래를 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뒀으나 이후 이를 더는 연장하지 않았다.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러시아는 미국인 등 외국 투자자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어렵게 됐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러시아의 외채 결제기관인 NSD도 제재했다.
외국 투자자들이 러시아 당국이 정한 절차에 따라 원리금을 찾아갈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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