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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혁신 대신 '페이투윈' 택한 위메이드 '미르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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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혁신 대신 '페이투윈' 택한 위메이드 '미르M'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위메이드[112040]의 간판 게임 시리즈 '미르'는 국산 온라인 게임의 역사와 함께한 유서 깊은 지적재산(IP)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소하던 1998년 '리니지'와 비슷한 시기 출시된 '미르의 전설'이 시초다.
그 후속작 '미르의 전설 2'는 2001년 출시돼 이듬해 중국 시장에서 동시 접속자 5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위메이드를 메이저 개발사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 공신이다.
그런 위메이드가 지난 23일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를 내놨다. 미르 IP의 최신작인 동시에, 현재도 서비스 중인 '미르의 전설 2'의 분위기와 게임성을 직접 계승한 후속작이다.


◇ 혁신 부족한 게임성…해외 게이머 사로잡을 수 있을까
위메이드는 지난 4월부터 '미르M'을 국내 게이머들에게 알리고자 마케팅에 힘써왔다. 지난달 쇼케이스에서는 배우 황정민을 홍보 모델로 앞세워 다른 게임들엔 없는 미르M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베일을 벗은 미르M의 모습은 게이머들이 신작 게임에 기대하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반적 시스템과 사용자환경(UI)은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 시리즈, 특히 국내 앱 마켓에서 부동의 매출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W'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미르M에는 리니지W의 '변신'과 비슷한 '화신'이 있고, '펫'과 흡사한 '영물'이 있다.
화신과 영물 모두 캐릭터의 스펙에 큰 영향을 주며, 확률형 아이템 유료 결제로 획득 가능하다.
자동사냥과 확률에 따른 장비 강화도 여느 국산 모바일 MMORPG 게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미르M은 풀 3D로 개발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이동은 상하좌우와 대각선 8방향으로만 가능하고, 모든 플레이어와 NPC는 격자 형태의 '그리드'를 한 칸씩 차지한다.
1998년 작 리니지, 2001년 작 미르의 전설 2 등 초창기 MMORPG가 기술력 한계 때문에 채택한 시스템을 2022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쇼케이스에서 이런 시스템을 체스·장기·바둑에 비유하며 '전략·전술'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비슷한 MMORPG의 플레이어 간 전투 양상은 우선 길을 막은 다음 캐릭터의 스펙과 아군의 머릿수로 상대방을 '찍어누르는' 식에 가깝다는 점에서 의문을 낳는다.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그래픽과 시각 효과는 뛰어나지만, 전투 양상은 지극히 단조롭다. 제자리에 서서 기본공격과 무공(스킬)을 난사하는 것이 전부다.
모티브가 된 '미르의 전설 2'의 게임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둔 선택으로 보이지만, 전작에 대한 향수가 없는 젊은 층이나 해외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사업모델은 '페이 투 윈'…최고 등급 화신 뽑으려면 0.01% 뚫어야
여느 한국형 MMORPG가 그렇듯, 미르M의 캐릭터 성장 속도는 초반에는 매우 빠르지만 레벨업을 거듭할수록 급격히 느려진다.
유료 결제를 전혀 하지 않고 레벨 20 즈음에 도달하면 동 레벨대 몬스터의 공격력이 물약에 의한 회복 속도를 웃돌면서 성장이 정체된다. 자연스럽게 결제를 유도하는 절벽 구간이다.
미르M의 대표적인 BM(사업 모델)은 앞서 언급한 화신, 영물 뽑기다.
위메이드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미르M 뽑기 확률표에 따르면 화신과 영물은 일반·고급·보물·성물·신물 5개 등급으로 나뉜다.
뽑기에서 일반 등급 화신이나 영물이 나올 확률은 70.5%고, 고급 등급이 나올 확률이 27.8%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획득 가능한 일반·고급 등급보다 우월한 보물 등급이 나올 확률은 1.51%로 급격히 줄어든다. 이어 성물 등급은 0.18%, 신물 등급은 단 0.01%에 불과하다.
뽑기 비용은 1회에 2천750원꼴로, 공시된 확률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1천만 원 이상을 뽑기에 투입해도 신물 등급이 뜨지 않는 경우가 상당했다.
미르M은 시스템상 필드에서 마주친 다른 이용자를 자유롭게 공격해 죽일 수 있고, '문파'를 통한 유저들 간의 경쟁을 권장하게 되어 있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려면 상당한 금액을 게임에 투입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미르M 이용자들 사이에서 '전형적인 페이 투 윈(Pay to Win·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 게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P2E 모델 적용한 글로벌판 연내 출시 앞둬…게임 재미 살리는 게 핵심
국내 대형 게임사 중 가장 먼저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에 뛰어든 위메이드에 '미르' IP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
지난해 선보인 '미르4' 글로벌판은 게임 속에서 채굴한 '흑철'을 자체 가상화폐 위믹스(WEMIX)로 교환하는 P2E 모델을 선보여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위메이드는 미르4와 위믹스 플랫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달에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3.0'과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를 공개하고, 오는 7월 1일부터 테스트 단계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조만간 출시될 미르M 글로벌판에도 P2E 모델이 적용될 계획이다.
그러나 게임 기반 가상화폐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게임을 이용하고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이용자들이 있어야 유지될 수 있다.
고전적인 게임성의 '페이 투 윈' 게임인 미르M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재미를 주는 게임으로 운영해나갈지는 개발진의 숙제로 남았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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