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취약한 아프간 '흙집'…강진에 우르르 무너져
진원 얕은 데다 주민 잠든 한밤중에 지진 발생해 피해 더 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지진으로 1천명이 넘는 많은 주민이 순식간에 숨진 데는 허술하게 지어진 현지 주택 등 여러 악조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아프간 남동부 파크티카주를 강타한 지진의 규모는 5.9로 관측됐다.
강진이긴 하지만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곳에서 1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아직 산간 외딴 지역 등의 피해는 집계되지도 않은 상태라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인명 피해가 큰 이유는 현지 주택 피해 사진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아프간 시골에는 집을 단단하게 지탱해줄 수 있는 구조물 없이 진흙이나 흙벽돌 등으로 얼기설기 지은 집(mud house)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번 지진이 발생하자 가옥이 있던 자리에는 벽 일부만 남았을 뿐 대부분 흔적도 없이 우르르 무너져 돌무더기가 됐다.
워낙 엉성하게 집이 지어진 탓에 충격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과거에도 아프간 시골 주택은 강진급에 미치지 못하는 지진이나 홍수에 맥없이 무너져 큰 인명 피해를 유발하곤 했다.
올해 1월에도 아프간 서부에서 규모 4.9, 5.6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28명이 숨졌고 주택 800여채가 파괴됐다.
피해 지역의 한 주민은 당시 EFE통신에 "모든 사망자는 주택 지붕이 무너지면서 숨졌다"며 "이 지역의 주민은 대부분 가난해 흙집에 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마다 홍수가 발생할 때도 익사보다는 주택 붕괴로 인한 사망자가 훨씬 많았다.
또 이번 강진은 진원의 깊이가 10㎞에 불과해 지진 충격이 고스란히 지면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진 발생 시간이 오전 1시 24분으로 한밤중이라 주민 대부분은 잠을 자다가 무방비 상태에서 무너진 주택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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