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덮친 폭염에 전력난 우려…태양광 사업에 볕 들까
전력 수급 차질 우려에 태양광 수요 지속 확대
증권가선 "한화큐셀, 하반기 흑자전환"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미국과 유럽을 덮친 기록적 폭염의 영향 등으로 태양광 업체들의 하반기 업황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전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데다 화석연료 공급도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태양광 수요가 더 늘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 때 이른 폭염에 전력 수급 불균형 우려…태양광 수요 증가
23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용 태양광 설치 업체인 선런(Sunrun)은 올해 태양광 설치량이 작년보다 2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실적 전망보다 5%포인트(p) 상향조정된 것이다.
또 선런의 올해 1분기 신규 수주량이 설치량을 웃도는 등 미국 내 태양광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처럼 태양광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미국과 유럽을 덮친 숨 막히는 폭염도 한몫을 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때 이른 폭염이 닥치면서 전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스페인과 프랑스 일부 지역은 40도를 넘는 기록적 폭염이 찾아왔다. 이들 지역의 6월 낮 기온이 40도를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도 거대한 열돔의 영향권에 놓여 다음 주 일부 주의 최고 온도가 40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가뜩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치면서 올여름 최악의 전력난을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프랑스의 경우 원전 냉각수로 사용되는 강물의 온도가 오르면서 원전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미국 서부는 미드호의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해 수력발전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올여름 태양광 수요가 한층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루프톱 태양광은 정부와 민간 모두가 단기적으로 전력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설치에 드는 기간이 짧고, 자체 전력 생산으로 에너지 독립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전력 피크 타임 때 태양광 발전이 전력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는 통계도 있다"며 "앞으로도 태양광 수요는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폴리실리콘 가격 하향 안정화 전망…"한화큐셀 3분기 흑자전환 전망"
꼭 폭염 때문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뉴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은 4천기가와트(GW)에 달할 전망이다.
매년 16.9%의 성장세를 유지해야 이런 전망치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유럽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더욱더 재생에너지로 넘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졌다"며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지휘 아래 재생에너지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태양광 모듈 부문의 적자를 야기한 주요 원인인 폴리실리콘 수급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점은 부담이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설치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된데다 중국의 폴리실리콘 공장 신·증설이 일부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폴리실리콘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태양광 셀·모듈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009830] 큐셀 부문의 수익도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의 1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실적은 매출 9천206억원, 영업손실 1천142억원을 나타냈다.
글로벌 태양광 제품 판매량 증가로 매출은 늘었지만, 물류비 상승과 폴리실리콘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적자를 본 것이다.
이 연구원은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한 2020년 4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올해 2분기까지는 적자 폭이 줄어들고, 3분기에는 흑자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차츰 안정화되는 한편 원가 상승분은 판매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분석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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