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뭄 겹친 北, 5월 中서 콩 등 식료품 대거 수입
콩 3천700여t, 1∼4월 수입량의 6.4배…의약품 수입은 중단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에 가뭄까지 겹쳐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서 콩 등 식료품을 대거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중국 해관총서(세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5월 중국에서 콩 3천744t을 수입했다. 올해 1∼4월 수입량(500t)의 6.5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금액으로는 297만 달러(약 38억5천만원)어치로, 5월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전체 금액의 28%를 차지한다.
북한은 5월에 콩 이외 설탕(약 34억원), 인조고기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두박(기름을 짜고 남은 콩 찌거기·약19억3천만원), 밀가루(약 11억원) 등을 주로 수입했다.
반면 1∼4월 계속 수입했던 인공호흡기, 안면 마스크, 방역복, 체온계 등 의약품은 5월에 수입하지 않았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식량 부족량을 80만t 내외로 추정하면서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 봉쇄에 따른 곡물 등 수입 감소, 자연재해 극복이 식량 문제의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지난달 말 "북한의 식량 부족 규모가 2∼3개월 치에 해당하는 약 86만t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한 경제적 제약으로 북한 주민의 식량안보 취약성이 가중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중국 단둥의 도시 봉쇄에 따라 단둥∼신의주 간 북중 화물열차가 지난 4월 29일 운행을 다시 중단하면서 5월 북중 교역액은 2천31만 달러(약 263억원)로 전달보다 80.2% 줄었다.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1천451만 달러(약 188억원)로, 전달보다 85.2% 급감했다.
대중 수출액은 580만 달러(약 75억원)로 전달보다 36.5% 증가했는데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은 페로실리콘(약 35억원)과 전기(약 26억원)였다.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들 때 불순물 제거에 쓰이는 페로실리콘은 유엔의 대북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이다.
북한과 중국은 합작 운영 중인 압록강 일대 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 배분하면서 상대국이 가져간 전기를 수출로 잡는다.
지난달 12일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사실을 확인한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의심되는 누적 발열자가 465만여명에 달하지만 지난 18일 이후 하루 1만명 대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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